삼성 라이온즈가 신인 지명에서 거둔 가장 극적인 성공 사례는 2004년 입단한 '끝판대장' 오승환(33)이다. 팔꿈치 수술 전력을 이유로 다른 구단들이 주저하는 동안 삼성이 2차 지명 전체 5순위에서 낚아챘다. 아직도 프로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스카우터의 정확한 판단이 돋보인 사례로 회자되곤 한다.
삼성이 지난해 8월 열린 2015시즌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전체 9순위로 우완투수 장필준(27)을 선택한 뒤에도 오승환 지명 당시와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천안북일고 시절에는 손꼽히는 유망주였지만 2013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도박으로 비칠 수도 있는 결정에 대해 당시 삼성 이성근 스카우트팀장은 "7개월 정도 충실히 재활하면 즉시 전력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장필준 역시 몹시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장필준은 "많은 분이 기대와 관심을 보여주셔서 부담이 크다. 나중에 좋은 모습을 보인 다음에 구체적인 각오 등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몸 상태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있어 컨디션은 좋다"고 했다.
통합 5연패 도전에 나서는 삼성이 '비밀병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장필준은 우여곡절을 겪은 선수다. 190cm, 93kg의 좋은 체격을 바탕으로 고교 시절에는 김광현(안산공고)'임태훈(서울고)'정영일(광주진흥고) 등과 함께 초고교급 투수로 꼽혔다. 하지만 2006년 6월 연고지 팀인 한화의 1차 지명을 받고도 계약하지 않고 상무에 입대했다.
2008년 2군 리그에서 6승1패3세이브(평균자책점 4.43)를 거둔 그는 그해 말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도전은 순탄하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 4년간 48경기에 나가 13승13패(평균자책점 4.47)를 기록한 뒤 2012년 에인절스에서 방출됐다. 이후 그는 미국 독립리그를 거쳐 호주 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재기를 꿈꿨으나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6년 만에 한국행을 선택한 장필준의 앞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공존한다. 삼성이 자랑하는 STC에서 재활을 거쳐 성공적으로 재기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장필준은 1군의 괌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진 데 이어 다음 달 4일 괌으로 떠나는 2군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장필준은 예비전력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최고 시속 150km 이상의 직구를 던지던 옛 모습을 되찾을 날을 기다리는 장필준은 "1군 합류 시기 등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팀의 5년 연속 통합 우승에는 꼭 보탬이 되고 싶다"며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