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15만원은 제가 메우고 싶습니다."
'송현동 현금 살포' 사건 여파가 대구를 흔들고 있다. 27일 '키다리 아저씨'의 500만원 쾌척 소식(본지 29일 자 1면 보도)이 전해진 뒤 '남은 15만원을 내겠다'는 온정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밤 점퍼 차림의 50대 후반 남성이 매일신문을 찾아와 '돌아오지 못한 돈도 사정이 있겠지요. 그 돈으로 생각하시고 사용해 주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500만원을 전달, 도심에 뿌려진 돈 중 15만원이 부족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나머지 돈을 '내가 내겠다'는 시민들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오전 9시 30분쯤 30대 남성이 매일신문 1층 안내데스크를 찾아 '편집국장님에게 전달만 해달라'며 흰 봉투를 두고 갔다. 봉투엔 '밤 8시 40분 매일신문에 놓고 간 대구 양심 500만원' 기사가 실린 29일 자 매일신문 1면과 5만원권 3장, 그리고 간단한 메모가 있었다. 노란 접착식 메모지에는 '정신지체아를 가르쳤던 사람입니다.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오전 11시 30분쯤엔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이 "아침에 500만원 쾌척 기사를 보고 감동 받았다. 남은 15만원을 채워 드리고 싶다"며 15만원을 신문사에 전달했고, 낮 12시 40분쯤엔 40대 남성이 "매일신문 기사를 보고 나머지 15만원을 메우고 싶었다"며 대구 달서구청 행복나눔센터를 찾아 15만원을 맡겼다. 또 오후 1시 30분쯤엔 50대 남성이 "다른 사람의 심부름으로 왔다"며 50만원이 든 봉투를 행복나눔센터에 전했다.
전화 문의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3시 20분쯤 매일신문 20년 독자라는 박모 씨가 본사 편집국에 전화해 "오늘 아침 매일신문 기사를 읽고 감동을 받았다. 나머지 15만원을 내가 내고 싶다"고 했다.
오후 5시 40분쯤에도 한 중년 여성이 신문사로 전화해 "신문 기사를 보고 전화했다. 은행 계좌번호를 불러주면 남은 15만원을 보내 채워주고 싶다"고 했다. 이에 "이미 많은 분이 성금을 전해주셨다"고 하니 "제가 늦었네요. 남편이 퇴근하면서 신문을 가지고 오기 때문에 이제 신문을 봤다"며 아쉬워했다. 달서구청에도 나머지 15만원을 채워주고 싶다는 전화가 잇따랐다.
시민들의 온정으로 800만원이 다 채워졌다. 딱 한 달 만이다.
이호준 기자 hoper@msnet.co.kr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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