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 테사 모리스 스즈키 지음/ 현실문화 펴냄
북한은 대한민국의 끊임없는 이야기 소재다. 뉴스에서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한다. 하지만 누군가 북한에 대해 잘못 얘기하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강제 출국을 당하기도 한다.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신중한 관점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또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저자인 테사 모리스 스즈키 교수는 동아시아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이며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해 균형 있고 신중한 관점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저자가 중국 만주와 한반도를 여행하며 쓴 기록이다. 그런데 평범한 여행기가 아니다. 100년 전 만주와 한반도를 찾았던 영국의 여행가이자 화가 에밀리 조지아나 켐프가 걸었던 길을 인용한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북한과 동북아시아의 상황을 살핀다. 휴머니즘과 탈근대, 탈식민지화의 논리에 입각해 북한 사람들에 대한 오해와 북한 사회의 폐쇄성을 극복하고자 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1945년 이전 북한사를 다룬 것이다. 한국에서는 1945년 이후 김일성의 주도로 한반도 북쪽에 성립된 북한의 역사를 주로 연구했다. 반쪽 연구였던 셈이다. 저자는 조선에서 식민지 시대를 거쳐 현대로 넘어오는 흐름 속의 북한을 바라본다. 북한이 언제나 공고히 갇힌 국가였던 것은 아니다. 동북아시아의 주변국들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우리가 간과하는 부분이다. 356쪽, 1만8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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