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안진환 옮김/세종서적 펴냄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장기불황, 1990년대 후반 동남아시아를 휩쓸었던 경제위기, 2008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14년을 뒤흔들었던 그리스의 금융위기까지 세계 경제는 항상 반짝 회복되는 듯했다 다시 드러눕기를 반복했다.

이에 대해 노벨경제학상 받은 저자는 "공황이 다시 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황은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그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기침체 경향에 대해 "현대의학에 의해 박멸된 줄 알았던 치명적 병원균이 기존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형태로 재출현한 것과 같다. 이 전염병이 다시 세계를 덮치고 있다"고 진단하며 "대공황이 우리 할아버지들에게 가르쳐준 교훈들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세계 경제가 중병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그림자 금융'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를 꼽았다. 저자는 투자은행이나 신탁회사같이 은행인 체하는 기업을 '그림자 금융'이라 명명했다. 2008년 큰 파장을 일으키며 파산한 리먼브라더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저자는 이제 경제학의 패러다임이 공급 중심에서 수요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경기 회복과 호황을 일으키는 데만 몰두해왔던 경제학 연구의 초점을 변방에 버려져 있는 '경기후퇴' 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제 전체가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기후퇴의 존재를 인정해야만 한다는 이야기이다. 280쪽. 1만5천원.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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