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러브 레터' 오후 11시

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연인을 잊지 못한 채 살고 있는 고베의 와타나베 히로코는 연인 후지이 이츠키의 추모식 날, 우연히 졸업앨범에서 옛 연인의 집 주소를 보고는 당연히 수신인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낸다. 하지만 며칠 뒤 놀랍게도 이츠키에게 답장이 도착하고, 놀라움과 반가움이 뒤섞인 마음으로 히로코는 또다시 편지를 쓴다.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고 있는 오타루의 후지이 이츠키. 어느 날 그녀 앞에 정체불명의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장난처럼 보낸 답장과 다시 돌아오는 답장. 몇 통의 편지가 오가는 중에 이츠키와 히로코는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 히로코는 자신의 연인과 동명이인이었던 여자 후지이 이츠키에게 편지를 했던 것이다. 히로코는 이츠키의 외모가 자신과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영화의 묘미는 와타나베 히로코와 후지이 이츠키, 1인 2역을 맡은 나카야마 미호의 연기에서 나온다. 이러한 연출의 효과는 산 위에서 히로코가 연인 이츠키를 향해 '잘 지내고 있나요?'라고 외치고, 이에 병원에서 이츠키가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답하는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들은 극 중 배경이 되는 오타루의 한겨울 풍광과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통해 감성적인 소재로 탈바꿈한다.

이 영화의 감독인 이와이 순지는 감독이자 각본가이며, 작곡에 만화까지 그리는 종합예술인이다. 1995년 발표한 첫 장편영화 '러브 레터'의 성공에 이어,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4월 이야기' '하나와 앨리스' 등의 작품을 감독했다. 러닝타임 117분.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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