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2일 정식 출간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 담긴 내용의 폭발력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12개 장 800쪽으로 구성됐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2월 퇴임 이후 그해 5월부터 집필에 들어가 지난연말 마무리했다.
남북관계에 얽힌 비화, 역점적으로 추진한 자원외교의 취지, 세종시 추진 배경과 과정, 광우병 사태와 세계금융위기 대처, G20 정상회의 유치 배경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용은 남북관계 뒷이야기와 세종시 추진 과정, 그리고 실용정부가 공을 들인 자원외교에 대한 부분이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통해 재임 중 남북관계와 관련한 숨은 일화를 소개했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의 대가로 쌀 50만t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책에 포함됐다. 아울러 천안함 사건 3개월여 후인 2010년 7월 북한의 요구에 따라 국가정보원의 고위급 인사가 방북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우리가 제시한 원칙 이외에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자 북측은 쌀 50만t의 지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이 전 대통령은 "북측은 천안함 폭침에 대해 '(당사자가 아닌) 동족으로서는 유감이라 생각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는데 이 역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야당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신이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 4대강은 국가의 자원이라기보다는 국민의 목숨과 재산을 앗아가는 재앙의 상징이 돼 있었다. 그로 인해 역대 정부들은 수십조원에 이르는 하천 정비 사업을 발표했지만, 번번이 실행되지 못했다. 우리 역사상 가장 큰 국책사업이었던 경부고속도로, 포항종합제철, 경부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 등은 하나같이 수많은 반대와 갈등에 직면했지만 결국 이 사업들은 후일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적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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