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에 설치된 6천492대 방범용 폐쇄회로(CC)TV 가운데 31%인 1천10대가 41만 화소의 저화질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CCTV는 낮에는 차량 색상과 차종, 행인의 성별과 옷 색깔 구분이 가능하지만, 밤에는 형태만 나타날 뿐이다. 밤에 뺑소니 교통사고나 강력사건이 일어나면 용의자 검거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 경찰은 밤에 천천히 가는 차량의 번호 식별이 가능한 200만 화소는 돼야 수사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고화질 CCTV의 중요성은 충북 청주에서 일어난 이른바 '크림빵 뺑소니 사건'에서도 잘 나타났다. 임신 7개월의 부인에게 줄 크림빵을 사 집으로 돌아가다 뺑소니 사고로 숨진 남편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누리꾼까지 가세해 용의자 찾기에 나섰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기술로도 질이 낮은 CCTV 영상으로는 차종조차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다른 곳에 설치된 CCTV의 영상 분석을 통해 정확한 차종이 알려지면서 용의자가 자수하도록 결심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CCTV 설치 문제는 범죄 예방 또는 범인 검거라는 긍정적인 효용성과 사생활 침해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상충해 늘 논란이었다. 설치 반대론자는 늘 감시당한다는 불안 심리가 개인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범죄를 예방한다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통사고 예방에만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CCTV 덕분에 오히려 안전하다고 느끼거나, 이를 통해 많은 범죄자를 빨리 검거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CCTV 설치를 더 늘리고, 주민의 설치 요구가 많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구시는 올해 150대 등 2017년까지 모든 방범용 CCTV를 고화질 카메라로 바꿀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사건 예방과 범인 검거에 큰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참에 대구시내 CCTV 전체를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 설치 지역을 재조정하고, 새로 생긴 도로나 우범지대 등 CCTV 설치 지역을 늘려야 한다. 범죄 예방과 함께, 일어난 범죄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지자체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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