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엘리트 체육을 이끌 대구시체육회 새 사무처장에 권오춘(60) 대구시 전 자치행정국장이 선임됐다.
공개 채용 모집 절차를 거쳐 시 체육회장인 권영진 대구시장의 낙점을 받은 권오춘 사무처장은 3일 오후 열리는 이사회의 의결을 받은 뒤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지난달 14일 열린 공모 면접 심사에서 3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 사무처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2018년 이맘때까지 3년이다.
1981년 대구시체육회 출범 후 처음으로 시행된 대구시체육회 사무처장 공모는 겉으로는 '페어플레이'였지만, 내부적으론 '불공정 게임'이었다는 지적이다.
대구체육회는 당연직 회장이 임명하던 사무처장을 공모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공무원에게 유리한 공모 요건을 대폭 완화해 체육인들을 비롯한 명망 있는 인사가 많이 응모할 수 있도록 문을 넓혔다. 그동안 대구시의 '낙하산 인사'로 공무원이 정년을 연장하는 수단이 된 사무처장 자리에 변화가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모였다.
그러나 '낙하산 인사'의 관행을 이어가는 결과가 나왔다. 사무처장 공모 사실이 알려진 초기에는 경기단체의 전'현직 임원과 대학교수들이 응모할 움직임을 보였으나 대구시 고위 공무원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후보자 대부분이 일찌감치 포기를 했다. 일부는 마지막까지 응모를 저울질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는 재임에 미련을 둔 현 김선대 사무처장과 후보자로 거론된 일부 고위 공무원들의 의사를 조율했으며 대구시 정태옥 행정부시장은 대구체육회를 직접 방문해 김선대 사무처장의 재임 의욕을 꺾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역 체육계에서는 권 전 국장이 자치행정국장을 맡을 때부터 명예퇴직 후 대구체육회 사무처장으로 간다는 소문이 난 상태였으며 권영진 대구시장과 고향(안동)과 본(안동 권씨)이 같은 관계로 권 시장의 낙점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응모를 검토했던 한 체육인은 "공모를 한다기에 기대를 했으나 대구시의 얄팍한 속임수였다"며 "들러리가 되지 않으려고 원서를 내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공모에서 대구 체육인들은 유력한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몫을 챙기지 못했다. 지역 체육인들은 개인적인 이해득실만 따지다 단독 후보를 추대하지 못했다. 씨름인 출신의 한 원로가 개인적으로 응모했으나 공모의 명분만 세워준 셈이 됐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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