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Bonobo)는 침팬지와 더불어 유전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다. 인간 게놈과 비교해 98% 이상 같다. 일각에서는 400만 년 전 인간의 직계 조상과 침팬지, 보노보가 콩고 열대우림에서 나란히 공존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콩고강이 생긴 후 서식 영역이 분리되고 빙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진화의 길을 걷게 됐다는 가설이다.
아프리카 중서부에 위치한 콩고강은 하류 쪽 강폭이 12㎞에 이를 만큼 광대하다. 일부 학자들은 세 영장류의 생태적 특성과 유전적'문화적 차이를 콩고강이 만든 단절에서 찾고 있다. 빙하기 때 콩고강 북쪽에 분포하게 된 원시 인간과 침팬지는 환경 변화에 따른 먹이 부족으로 공격성이 강해지고 그 성향이 유전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기후 영향이 작은 강 남쪽의 보노보는 먹이가 풍부해 온순하며 서로 양보하고 공존하는 습성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침팬지는 아프리카 전역에 분포하지만 보노보는 콩고강 남쪽 지역에서만 발견된다.
보노보에 대한 생태 연구는 영장류 연구에서 가장 늦게 시작됐다. 보노보의 낮은 폭력성과 높은 사회성이 침팬지와의 상대적인 비교일뿐 절대적 특징이 아니라는 주장이 만만찮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영국 동물학자들이 '철새가 이동할 때 우두머리가 맨 앞에서 무리를 이끈다'는 상식은 잘못이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북아프리카의 붉은볼따오기 무리의 날개에 GPS 센서를 달아 관찰한 결과 한 마리의 우두머리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무리 전체가 교대로 앞에서 비행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이다. 철새는 앞선 새의 날갯짓에서 생기는 상승기류를 이용하기 위해 '팔'(八)자 대형을 유지하며 비행하는데 에너지 소비가 많은 선두자리에 번갈아가며 나선다는 것이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서로 자리를 바꾸는 황제 펭귄과 동일한 이치다.
타인에 대한 배려나 분배의 문제가 요즘 한국 사회의 큰 과제가 되고 있다. 빈부와 신분 차별 등 계층 간 이해 충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노보나 철새, 황제 펭귄 등 자연세계는 인간의 큰 거울이다. 콩고에서 보노보를 연구 중인 어느 한국 연구원은 '동물계 어디에도 유전적 연관 관계가 없는 개체에 대해 인간 이상으로 배려심을 가진 동물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 특성에 걸맞은 양보와 희생, 배려가 아쉬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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