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청송 주산지에 심은 새 왕버들 나무들이 입춘(立春)을 전후해 꽃눈을 틔우면서 완벽히 적응했다. 당시 왕버들을 수중에 옮겨심는 시도는 처음이었다.
청송군과 주왕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해 6월 주산지 인근 수령 20년생 왕버들 4그루를 옮겨심는 '왕버들 복원사업'을 벌였다. 이식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주산지 하류와 연결된 주산천 주변 나무들을 택했다. 이들 나무는 둘레 20~25㎝, 높이 6m에 이른다.
전문가들도 왕버들이 제대로 적응할까 걱정했지만 지난해 10월, 11월 주산지 만수위 때 뿌리와 일부 줄기가 완전히 물에 잠기는 것을 견디고, 최근 꽃눈까지 틔웠다.
청송군 등은 주산지 왕버들 생육 상황을 조사해, 수령 200년 이상의 왕버들 23그루와 100년 이상 왕버들 5그루가 자생하는 것을 확인됐다. 하지만 왕버들 중 14그루의 줄기가 썩고 잎이 떨어지는 등 생육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왕버들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왕버들은 호숫가나 습지 등에서 잘 자라는 수변 식물로 물속에서도 썩지 않고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물속에서 자라는 왕버들은 일반 왕버들보다 수명이 짧다. 전문가들은 일반 왕버들의 경우 300년 이상까지 살 수 있다고 추측하지만 물속에 있는 왕버들은 보통 70~150년 정도가 평균 수명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고 수령에 임박한 주산지 왕버들을 대체할 조치가 필요했다.
현재 남아있는 주산지 왕버들은 수령이 200년 이상 되는 것으로 추측돼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자랄 수 있는지 전문가들도 답을 내지 못하며 '신기한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종근 청송세계지질공원 태스크포스팀장은 "조선 경종 때인 1721년 10월 주산지가 완공된 이후 293년간 극심한 가뭄을 제외하고는 물이 차 있었다. 물속 왕버들의 평균 수명을 감안할 때 어떻게 이처럼 오래 왕버들이 자랄 수 있었는지 미스테리"라고 했다.
주왕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그간 물 밖에 왕버들을 심어서 군락을 조성해 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물속에 심었다. 지금까지는 생육 상태가 좋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수중에 이식된 왕버들이 올봄에 새잎이 나면 복원작업이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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