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 경상북도 도청이 안동'예천 신도시로 이전할 계획이지만, 도로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크게 불편한 전망이다. 현재 예정대로라면 경북 도청 이전은 올 하반기, 경북도교육청과 경북경찰청은 내년에 이전한다. 이어 90여 개의 관련 기관도 잇따라 이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주 여건은 크게 뒤떨어진다. 올해 말에 공무원 임대아파트와 민간아파트가 완공 예정이지만, 제대로 된 여건이 갖춰지는 것은 2027년이나 돼야 한다.
이러한 사정은 도로가 더 심각하다. 경북도는 1조2천여억원을 들여 신도시로 통하는 7개 도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개통하는 것은 안동과 신도시를 연결하는 5㎞짜리 도로 하나이고, 예천과 신도시를 연결하는 8.5㎞ 도로는 내년 6월 개통이다. 나머지 5개 도로는 2027년에나 완공한다. 이나마도 경북도의 바람대로 정부가 도로 개설 관련 사업비를 정상 지원했을 때 이야기다. 도로 건설 예산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던 과거 예와 현 정부의 재정 상태에 비춰본다면 2027년까지 확충도 최대 희망사항일 따름이다.
이 때문에 신도시 주변의 상주'문경'의성에서도 접근이 어렵고, 멀리 떨어진 동해안 쪽에서는 2시간 이상 걸린다. 쉽게 말해 KTX로 대구에서 서울까지 걸리는 시간을 도청 가는 데 써야 한다. 결국, 도청 입지 선정 때 불거졌던 접근성 문제는 전혀 해결하지 못한 채 신도시만 덩그렇게 짓는 셈이다. 정주 여건 조성은 신도시 건설의 최대 과제다. 이미 이전한 전남도청이나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세종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사례가 있었는데도 경북도가 도청 이전 십수 년 뒤에야 주택과 도로 등 정주 여건을 제대로 갖추겠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경북도의 최대 현안은 도청 이전이다. 도청 이전이 연착륙해야만 도가 주창하는 '안정 속에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앞으로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주택과 도로 건설 완비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살기도 힘들고, 가기도 힘든 도청이라면 이전은 실패작이다. 세월이 가면 해결될 것이라고 변명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빨리 해결할 수 있을지를 찾는 것이 9년 경륜의 김관용 도지사가 앞으로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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