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과 동해안은 '육지 속의 섬'이었다. 제대로 난 길도,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여겨지는 기차가 다닐 레일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땅덩이가 전국에서 가장 넓은 경상북도의 고민은 언제나 길을 놓고, 철도를 닦는 것이었다.
이랬던 경북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모두 6조3천243억원의 사회간접자본 투입 재정이 확보되면서 밭전(田)자 형으로 짜여진 도로'철도망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얼굴을 바꿔가는 '사통팔달(四通八達) 경북'. 매일신문은 모두 5차례에 걸쳐 새로운 교통혁명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경북을 들여다본다.
경북은 어느 지역보다 고속도로가 빈약한 곳이었다. 경부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정도가 고작이었다. 이 때문에 도내 시군을 돌아다니려면 오랜 시간을 담보로 삼아야 했다.
게다가 88올림픽고속도로는 1980년대에 만들어졌지만 고속도로라는 이름을 붙이기조차 민망할 만큼 도로 구조가 엉망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경북의 지도에 뻥뻥 소리가 들리고 있다. 고속도로 뚫어내는 소리다. '저속도로'라는 이름이 붙었던 88올림픽고속도로가 올해 연말이면 고속도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시원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 구간 확장이 마침내 끝나는 것이다.
다른 고속도로도 속속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경북의 고속도로 사업은 올해 10개 지구에 2조2천525억원이 투입된다. 경북은 이제 본격적으로 고속도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 고속도로 새 단장
88올림픽고속도로 확장공사가 연내 마무리된다. 전국에서 유일한 2차로 고속도로인 88올림픽고속도로는 빈번한 교통사고 발생, 화물차량의 저속 운전 등으로 고속도로로서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지 오래였다.
올해 말이면 경북 고령∼전남 담양 구간 확장사업이 완공된다. 올해 3천800억원의 공사비 투입이 확정돼 연내 확장 공사 마무리가 확실시 되고 있는 것이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더 넓고, 더 안전한 동서화합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영'호남이 하나 되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두 지역의 산업 활동도 활발히 이뤄져 국토 균형발전의 초석이 될 것으로 경북도는 기대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은 영천을 지나면 '짜증도로'로 변한다. 특히 주말'휴일이면 경주로 향하는 차량이 많은데 세계적 문화중심지 경주의 관문은 항상 '체증' 상태였다.
하지만 이 구간도 빠른 속도로 확장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미개량 상태로 남아있는 경부고속도로 영천과 언양을 잇는 구간에 올해에만 1천500억원이 투입돼 6차로 확장 공사의 속도가 올라간다. 이곳은 확장 공사를 통해 대한민국 제1호 고속도로로서의 자부심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실제로 이 구간은 폭증하는 교통량을 극복하지 못하고 도로 선형이나 노면 상태가 바로 옆을 지나는 국도4호선보다 더 못한 상태가 됐었다. 비싼 고속도로 통행료를 낸 이용자들의 불만도 덩달아 커졌다.
경북도 이재춘 지역균형건설국장은 "이곳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부산~울산~경주~경산~대구~구미를 연결하는 산업체들 간 유기적 연결고리가 완성된다"며 "특히 개량공사의 중심점인 경주의 관광산업 활성화와 양성자 가속기 등 신성장 산업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새 고속도로 속속 개통
포항 오천읍 문덕리에서 울산 범서면을 잇는 포항~울산 고속도로가 올해 말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통된다. 이 구간엔 올해 3천4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포항~울산 고속도로 전체 구간 중 문덕IC~동경주IC 구간과 남경주IC~울산JCT 구간은 올해 말에 우선 개통된다. 토함산 하부를 관통하는 장대터널이 포함된 동경주IC~남경주IC 구간은 내년 6월쯤 뚫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항~울산 고속도로 건설공사의 전체 공정률은 80%에 육박했다.
이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포항~울산 75㎞ 구간을 54㎞로 21㎞를 단축, 통행시간을 28분이나 줄이게 된다. 포항~경주~울산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며 산업 물동량의 원활한 소통으로 연간 약 1천300억원의 물류비용 절감을 이룰 것으로 산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으며, 경주로의 관광객 유입도 대폭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철(鐵)의 산업고속도로가 준공되면 경북의 오랜 숙원이었던 동해안 고속도로 시대가 열리는 일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동해안 고속도로 시대는 올해부터 시작, 내년부터 더 속도를 낸다. 올해 5천700억원의 재정이 들어가 공사 속도를 높이는 상주~안동~영덕 고속도로는 내년쯤 완전히 개통되는 것이다.
경북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상주∼안동∼영덕 고속도로가 준공되면 상주에서 영덕까지 153㎞에서 107㎞로 46㎞나 단축되며 기존도로 이용 시 3시간 20분이나 걸리던 거리가 1시간 내 생활권이 된다.
경북도 양정배 도로철도공항과장은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됐던 동해안과 북부권이 살아나고 이들 지역이 중부내륙과의 연결 통로를 확보, 지역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했다.
◆몇 년 내 새 모습 보일 고속도로
상주~영천 고속도로는 2017년 6월쯤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천500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갈 예정이다. 이 도로가 뚫리면 경북 내륙 간 교통이 확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7축 고속도로인 포항∼영덕∼삼척 고속도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포항∼영덕 구간은 2008년 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로 선정돼 타당성조사를 거쳐 올 하반기에 실시설계가 끝나면 본격 착수될 계획이다. 올해 실시설계비로 165억원이 반영됐다.
영덕∼삼척 구간은 우리나라 국토 중 고속도로가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 경북도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강원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공동 노력해왔으며 대통령 공약사업화 등을 위해 두 광역지자체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 간 국가간선도로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1세기 환동해권의 물류허브 기능을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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