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비 털어 대구테니스 살린 의사…백승희 市테니스협회 회장

실업팀 창단하고 선수 보강, 은퇴 선수 정규직으로 채용도

백승희(가운데) 대구시테니스협회장이 11일 대구시체육회가 수여한 감사패를 전달받고 테니스협회 김인갑(왼쪽), 박병옥 이사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대구시테니스협회 제공
백승희(가운데) 대구시테니스협회장이 11일 대구시체육회가 수여한 감사패를 전달받고 테니스협회 김인갑(왼쪽), 박병옥 이사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대구시테니스협회 제공

체육 단체 대부분은 자립기반을 갖추지 못했다. 우수 선수 육성을 통해 성적 내기를 목표로 하는 엘리트 체육의 사정은 더 나쁜 편이다. 거의 모든 체육 단체가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의 출연금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 대구시테니스협회 백승희(49'사랑모아통증의학과 원장) 회장의 행보가 '바람직한 체육 단체장의 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백 회장은 11일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최고체육상 시상식에서 특별표창(감사패)을 받았다. 그는 대구시체육회 소속 테니스 실업팀 창단에 앞장서는 등 협회를 파격적으로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백 회장은 실업팀을 운영할 만한 대기업이 없는 대구에서 체육 단체가 살아남는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 회장은 대구 달서구에서 병원을 운영해 성공 가도를 달리는 의사이자 경제인으로 2013년 3월 제10대 대구시테니스협회장을 맡았다. 앞서 그는 노영하'이인중'김동구 회장이 각각 8'16'18년씩 살림을 맡은 협회에서 4년간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백 회장은 협회를 맡으면서 지역 테니스인의 숙원인 실업팀 창단에 가장 먼저 관심을 뒀다. 재정이 열악한 대구시체육회가 팀 창단을 주저하자 그는 지난해 2월 사비 5천만원을 지원, 남자 실업팀의 창단을 이끌어냈다. 선수 2명으로 출발한 남자 테니스팀은 올해 선수 1명을 보강해 제대로 된 실업팀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백 회장은 앞으로 자신의 병원을 타이틀로 내건 여자 실업팀 창단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백 회장은 지난해 6월 열린 대구국제남자테니스퓨처스대회에 참가한 12개국의 선수, 임원을 극진히 대접했다. 대구대회의 권위를 높이고 대구시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백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테니스 선수의 취업을 돕는 등 협회 일에 남다른 관심을 뒀다. 그가 운영하는 병원에 수년 전 주차 관리원으로 취업한 한 테니스 선수는 현재 정식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백 회장의 성원을 등에 업은 대구 테니스는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금메달과 동메달 1개씩을 수확했다.

하지만 백 회장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협회를 이끌어 나가려면 그의 남다른 의지와 함께 지역 테니스인과 대구시체육회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날 수술이 잡힌 일정 때문에 직접 표창을 받지 못한 백 회장은 "협회 임원들에게 전임 회장들보다 더 오래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농담한 적이 있는데, 주어진 임기까지 대구 테니스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백 회장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기부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며 대구시립희망원 등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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