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영화 데뷔작이지만 이렇게 큰 스크린으로는 처음 봅니다. 오오극장이 아니었다면 아마 다시는 보지 못했을 겁니다." 최근 드라마 '미생'에 출연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배우 이성민이 자신이 대구에서 활동할 때 출연한 독립영화 '블랙 앤 화이트'(2001)를 오오극장에서 보고 밝힌 소감이다. 이성민은 "영화를 찍었는데 정작 틀어주는 곳이 없어 가족들도 영화를 볼 수 없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아마 지금 수많은 독립영화인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대구가 독립영화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오오극장이 큰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대구 중구 곽병원과 만경관 사이에 있는 독립영화전용관 '오오(55)극장'이 11일 오후 7시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개관식 참석을 위해 대구를 찾은 이성민은 이날 오오극장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현재 대구 중구청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민은 최근 윤순영 중구청장의 권유로 오오극장 홍보대사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민은 "상업영화 극장만큼 편안한 객석, 극장 옆에 있는 커피숍 '삼삼(33)다방' 등 쾌적하고 편리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극장 이름이자 객석 수를 가리키는 '55'가 앞으로 '555'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며 곧장 홍보대사에 걸맞은 코멘트를 재치 있게 펼쳤다.
큰 관심 속에 문을 연 오오극장이 전국적으로도 독립영화 활성화에 촉매 역할을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최초로 문을 여는 독립영화전용관이어서다. 영화계에 따르면 전국 2천148개 스크린 중 독립영화전용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0.18%에 불과하다. 전국 규모 영화제인 대구단편영화제만 해도 매년 전국에서 700편 이상의 독립영화를 출품받는 등 제작 수에 비하면 상영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오오극장의 성공이 다른 지역 독립영화계에도 긍정적인 영향를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서 오오극장 개관을 축하하러 온 임창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는 "2008년 서울에 처음 독립영화전용관이 생긴 후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오오극장도 개관 이후 관심이 지속돼야 활성화될 수 있다"고 했다. 손영득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대표는 "오오극장은 대구경북지역 독립영화인들의 숙원사업으로 추진됐다. 물론 동성아트홀 같은 예술영화전용관이 있지만 오오극장은 광범위한 예술영화 중에서도 독립영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시설이라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대구경북지역에서 제작한 작품들을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독립영화를 상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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