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고민이 깊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가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의혹과 섣부른 대응으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진 데도 불구하고 여당과 청와대의 국정 난맥상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욕을 얻어먹을' 각오로 여당 단독으로라도 인준 처리를 밀어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가 원내대표 당선 후 자신의 첫 시험대가 돼 부담이 더 크다.
일단 12일 총리 인준안 표결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하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소신과 원칙' '대화와 타협'을 중요시하는 정치인이라는 자신의 이미지에 흠집을 내게 됐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과 새누리당의 현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여당 내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선택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내정한 국무총리 후보 2명이 인사청문회 절차조차 밟지 못한 채 잇따라 낙마하는 바람에 사퇴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를 재등용한 상황에서 이 총리 후보까지 인준 받지 못할 경우 그야말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유 원내대표가 그동안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될 만큼 관계가 소원해진 상황에서 출발부터 엇박자를 낼 경우 향후 원활한 당청관계가 요원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여당 내에서는 보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원활한 국정운영과 당청관계를 위해서 '욕을 먹을지라도' 인준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속내를 내보였다. 총리 인준안 처리방식을 비롯한 향후 각종 현안을 두고 대야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매끄러운 타협의 묘를 선보일 수 있을지 유 원내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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