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 남천면 협석리 농업법인 ㈜el생활건강. 손을 씻고 클린룸에서 멸균 과정을 거친 뒤 생산 현장에 들어서자 대추향이 그윽했다. 인부들이 손으로 씨를 빼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대추는 자동화된 설비에서 저절로 씨가 제거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대추 제품은 자동화를 통해서 깨끗하게 만든다"며 "우리 제품은 특허를 받은 국내 유일의 '대추 과자'"라고 말했다.
el생활건강의 주력 제품은 '대추'다. 회사는 경산의 특산물이기도 한 대추를 이용해 과자와 절편, 엑기스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건강식품 제조 전문
el생활건강은 건강식품 제조 전문회사다. 2006년 설립했을 당시 회사는 '홍삼'을 주력으로 판매했다. 곽희부(사진) 대표가 1990년대부터 대구 약전골목에 약품을 납품하면서 홍삼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 곽 대표는 "1997년 경산에 홍삼 엑기스와 절편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를 세웠다"며 "2002년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면역력을 올려주는 홍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이때 지역의 백화점과 대형유통업체 등에 홍삼을 팔아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건강식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경험한 곽 대표는 이후 홍삼과 함께 각종 약재를 가공해 판매했다. 그러던 중 곽 대표가 대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해외 전시를 다녀온 뒤부터다. 그는 "유럽에서 대추는 건강식으로 많은 이들이 먹고 있다"며 "주전부리 식으로 과자를 대신해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선진국처럼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갈수록 건강식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 예상한 곽 대표는 '대추'를 이용한 제품군을 고민했다.
곽 대표는 "대추는 천식과 아토피에 좋다.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듯이 오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여러 장기들을 건강하게 해주고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곽 대표는 대추가 항암효과가 있으며 중금속을 제거하는 중화작용을 해 노화도 방지한다고 덧붙였다. 대추의 장점에 빠져 지내면서 국내에 대추를 건강식으로 먹을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찾았다. 당시 대추는 국내에서 '차'로 마시는 것으로만 활용됐다. 회사 관계자는 "대추는 주로 명절 차례상에나 오르는 식품 정도였다"며 "간식거리로 대추를 먹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추 제품 연구
곽 대표는 대추 제품 연구개발을 위해 대구한의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는 대구한의대 약리학과를 졸업한 인연을 살려 교수와 전문가를 찾아가 방법을 논의했다. 그가 제일 먼저 결정한 제품은 대추 엑기스였다. 홍삼 엑기스를 만드는 설비가 갖춰져 있어서 홍삼 대신 대추를 넣어 엑기스를 만들어봤다. 곽 대표는 "대추씨에는 우울증을 줄여주고 불면증을 해소하는 성분이 들어있다"며 "대추 엑기스를 만드는 데 씨도 모두 넣어서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대추 엑기스는 성공적이었다. 마침내 el생활건강은 2013년 대추 관련 건강제품을 내놨다. 대추엑기스와 대추도령, 대추과자, 대추정과 등 네 가지다. 대추도령은 말린 대추를 얇게 잘라낸 것으로 음식 고명에도 넣을 수 있다. 대추과자는 해바라기씨유를 바른 대추를 80도의 고온 진공상태에서 건조시켜 만들어낸다. 곽 대표는 "대추과자는 통대추의 씨를 제거해 만들어낸 웰빙 과자로 특허 등록된 제품이다"고 말했다.
대추정과는 씨를 제거한 통대추와 벌꿀을 혼합해 만든 제품으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면서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건강식이다. 현재 el생활건강의 대추제품은 인터넷과 고속도로 휴게소, 동대구역의 중소기업 제품 판매점 '명품마루'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대추 특별 제품
el생활건강의 대추제품은 우수한 품질의 대추와 특허받은 가공 기술이 장점이다. 경산 대추는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비바람으로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곽 대표는 "경산에서 나오는 대추가 전국에 유통되는 대추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맛과 생산량에서 으뜸"이라며 "우리가 만드는 대추 식품은 모두 경산의 대추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회사는 전체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제품의 위생을 중시한다. 대추에서 씨를 제거하는 과정에서부터 대추를 건조시키는 것, 즙으로 만드는 과정까지 모두 자동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추엑기스는 포장까지 기계에서 자동으로 하기 때문에 사람의 손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 건조 등의 과정도 모두 기계로 하고 있어 제품 품질이 일정하다"며 "국내에서 처음 만드는 대추제품인 만큼 가공과정은 특허 등록이 돼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곽 대표는 대추제품을 개발'생산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12월 대한민국신지식인상을 받기도 했다.
el생활건강은 대추제품의 판매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곽 대표는 "그동안 홍삼과 약재 등의 건강식품을 판매하면서 쌓아놓은 노하우를 활용해 전국 유통처를 발굴할 생각"이라며 "해외 전시 등에도 참가해 웰빙 음식 대추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회사는 앞으로 대추와 관련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우선 대추잼과 대추빵을 개발하고 있다.
곽 대표는 "대추는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성섬유가 풍부해 배변활동을 돕는다"며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대추빵을 판매하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일처럼 먹을 수 있는 '사과대추'를 올가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과대추는 크기가 일반 달걀만 한 과실용으로 품종 개량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곽 대표는 이 사과대추를 회사 옆 2천640㎡(800평) 밭에 심어놨다. 그는 "올가을이면 맛이 좋은 사과대추를 직접 먹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품종을 판매하고 이를 이용한 대추제품도 만들어 대추를 국민적인 음식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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