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코어 이름들은 '버디(Birdie), 이글(Eagle), 알바트로스(Albatross)' 등으로 불린다. 뒤고 갈수록 잘 친 스코어다. 가만히 보면 새와 연관된 철자가 약간 틀리거나 같다. 그럼 '골프 스코어는 새와 연관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버디'(Birdie)는 새와 연관되어 생겨난 명칭이 맞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유래를 알고 나면 현실로 만들기도 더 쉬워질지 모른다. 본격적인 골프시즌을 앞두고 꿈을 가져보자.
▷도깨비 이름에서 파생된 보기(Bogey)는 과거에는 오늘날의 파(Par)와 같은 의미였다
원래 골프는 '보기'(Bogey)가 기본이었다. 보기는 유럽의 도깨비인 '보기맨'(Bogeyman)에서 파생된 단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19세기 말 영국에 위치한 그레이트 야머스 골프장에서는 매일같이 '도깨비가 나온다!'(Here comes the Bogeyman!)라는 제목의 행진곡이 울려 퍼졌는데, 골프장 회원들은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가상의 인물인 '도깨비 대령'(Colonel Bogey)과 골프대결을 펼쳤다고 한다. 이 대결의 과정은 간단하다. 골프실력이 좋은 사람이 평균적으로 낼 수 있는 타수를 도깨비 대령이 미리 기록한 셈치고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이다.
20세기 접어들어 '파'(Par)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되면서 도깨비 대령의 보기맨은 1오버파를 의미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파(Par)에 관한 명칭은 1908년 미국골프협회(USGA)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이 최초인데, 라틴어에서 파생된 말로 '동등하다 혹은 탁월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한다.
▷기준 타수보다 1타 적은 버디(Birdie)는 새와 연관된 골프 스코어 시리즈의 시작
그러면, 새를 연상시키는 '버디'(Birdie)라는 명칭은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미국 애틀랜타에서 샷을 한 공이 새를 맞히고 그대로 떨어져 기준타수보다 한 타수 적게 나온 것이 유래가 됐다는 설이 있다.
버디에 관한 다른 설로는 공이 날아가는 모양이 작은 새와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는 것이다. 이래서 2타를 더 적게 친 것은 새보다 더 큰 새인 독수리를 찾았고 '이글'(Eagle)이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것을 '노블 버디'(Noble Birdie)라고 했다.
▷이글, 알바트로스, 콘도르, 오스트리치 등 덩치가 점점 더 큰 새들을 스코어 명칭에 사용
3타를 적게 친 것은 독수리보다 더 큰 새인 '알바트로스'(Albatross)라는 명칭이 붙여진 것이라는 설이다. 과거에는 이것을 '더블 이글'(Double Eagle)이라고 했다. 알바트로스는 파4에서 홀인원 하거나 파5홀에서 두 번째 샷이 홀인 하는 경우를 말하며, 홀인원 확률인 1/20,000보다 100배인 1/2,000,000의 확률로 힘든 스코어다.
그러면 알바트로스 이상은? 물론 있다. '콘도르'(Condor)는 기준 타수보다 무려 4타 적은 타수를 뜻한다. 파5홀 홀인원은 어려워 보이지만 파6홀에서는 이론상 가능하다. 역사상 콘도르를 기록한 골퍼는 4명인데, 영국의 골프 전문지 '골프투데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심하게 꺾인 도그렉 파5홀이나 파6홀에서 콘도르가 기록되었다고 한다.
콘도르까지는 인간이 실제 이룰 수 있는 스코어다. 그런데 콘도르 이상의 스코어에 대한 명칭도 있다. '오스트리치'(Ostrich)라는 스코어가 있는데, 타조의 영문 이름이기도 하다. 기준 타수보다 5타 적은 수를 뜻하는 것으로 골프 역사상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타수이다.
그렇다면 파7홀 홀인원 하면? 골프 최상위 스코어 '피닉스'(Phoenix)이다. 오스트리치보다 한 수 위의 스코어로 전설의 새인 '불사조'의 명칭에서 따왔다. 이론적으로는 파7홀에서 홀인원 하는 것이다. 흔히 전 세계 골프장 가운데 파6홀보다 더 찾아보기 힘든 파7홀이 있는 코스를 찾아 도전해야 한다. 일본 사노에 위치한 사츠키C.C.나 우리나라 전북 군산에 위치한 군산C.C.에 파7홀이 있다. 사츠키C.C.의 파7홀은 전장길이가 940야드이며, 군산C.C. 정읍코스 3번 홀은 화이트 티 기준 1,020야드(933m)이며, 블랙 티 기준으로 1,097야드(1,004m)이다. 여기서 티샷을 홀인원 시키면 된다. 말은 쉽다.
도움말=월간 위드골프 발행인 신용진
정리=이동관 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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