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세계로 뻗어가는 성주 생명문화축제

성주는 생명의 탄생과 삶, 죽음의 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된 지역이다. 세종대왕이 아들과 손자의 태(胎)를 묻은 태실이 있고, 500여 년의 삶을 이어온 한개마을이 존재한다. 가야시대부터 이어온 성산동고분군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세종대왕자태실(世宗大王子胎室)에는 세종의 왕자 태실 18기와 단종이 원손(元孫)으로 있을 때 만든 태실 석물 1기가 있다. 태실은 왕실에서 왕자의 태를 항아리에 담아 전국의 명당에 안치한 장소를 말한다. 거대한 수레바퀴처럼 돌아가는 '생(生)'활(活)'사(死)' 순환의 과정을 문화 관광 콘텐츠로 개발한 것이 '성주생명문화축제'이다. 생명문화축제는 2010년부터 태실을 모태로 서울 경복궁에서 조선시대 왕자의 태를 씻어 항아리에 담아 안치하는 '태 봉안 의식'을 재현한 것이다.

올해 생명문화축제는 5월 2일 경복궁과 세종로, 청계천 일대에서 진행되는 세종대왕자 태 봉안행렬을 시작으로 같은 달 14일부터 17일까지 성주 성밖숲 일대에서 열린다. 전 세계 유일의 생'활'사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생명문화축제를 아무도 모방할 수 없도록 특허청에 상표등록도 했다.

특히 올해는 생명문화축제를 국제화'세계화시킬 계획이다. 이번 생명문화축제서는 '태'를 주제로 외국의 다양한 장태문화를 소개하는 '세계장태문화와의 만남'을 연다. 야쿠티아(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괌(미국), 태국,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들은 장태의식의 재현 및 전시공연 등을 통해 장태문화의 가치를 나누고 문화적 교류를 할 예정이다.

러시아 제일 북쪽에 위치한 야쿠티아 공화국은 에스키모 전통과 원시 무속신앙을 바탕으로 아기들이 어떻게 생기고 태어나는지에 관한 스토리를 구전노래와 함께 춤으로 보여준다.

세계태문화 특별관도 운영한다. 특별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특별하고 희귀한 장태문화를 영상과 스틸사진, 선석사 장태전에 안치된 태항아리 등을 선보인다. 이 밖에 축제장 체험마당에서 초가마을과 움집, 대나무 동굴, 가축 놀이터, 장터와 울타리, 허수아비, 미니솟대, 떡메치기, 장터체험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상여놀이와 보부상 공연도 열려 전통 생활 문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오는 2018년까지 세종대왕자태실 인근에 아기별궁과 태교 생명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기별궁은 경복궁을 10분의 1 규모로 축소해 건립하고, 태교 생명관은 분만 체험관과 태교 음악당, 산후 조리원 등을 갖춘다는 것이다.

태실생명문화공원을 조성하고 생명을 주제로 한 태교 음악회와 태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축제도 개발하고 있다. 세종대왕자태실을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편 생명문화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기 위해 축제에 앞서 4월 26일 성밖숲에서 제10회 성주참외전국마라톤대회가 열린다. 매년 4천여 명의 건각들이 성주참외전국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겨루고 있다. 명실상부한 메이저 대회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성주참외전국마라톤대회는 전국 참외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명품 성주 참외와 생명문화축제 홍보 장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참외등거리를 조성해 참가자 및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으며, 참외화채 퍼포먼스는 관람객이 주체가 되어 참가하는 멋지고 신나는 추억을 남기고 있다.

올해 생명문화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성주군이 세계적인 생명문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군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드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라질의 삼바축제와 일본의 삿포로 축제에 버금가는 성주생명문화축제를 발전시켜 성밖숲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김항곤/성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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