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자에 대한 문화재 지정은 지난 2011년 지정 신청 이후 여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문화재 지정 신청 이후 통상 1년이면 지정 여부가 결정 나는 전례와 비교할 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2010년 9월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증도가자는 모 사립 미술관의 소장품이다. 일부 학계 인사와 문화재위원회 위원들은 모호한 출처와 소장 경위를 이유로 문화재 지정을 반대해 왔다. 그동안 사립 미술관 측은 북한 개성에서 출토된 증도가자를 입수했다고 밝혀왔다.
문화재 지정을 둘러싼 증도가자 진위 논란은 국회 국정감사까지 갔다. 2013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만약 증도가자가 진품이라면 현재 세계 최고 기록이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진품 여부를 연구하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일단 연구용역의 결과는 진품에 가깝다. 증도가자에 묻은 먹의 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세계 최고(最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증도가자 진위 논란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연구용역의 총 책임자가 당시 사립 미술관의 증도가자를 공개한 남권희 교수라는 지적과 함께 출처와 소장 경위에 대한 의문이 다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진실' 하나만을 강조했다. 이번 용역을 포함해 증도가자에 묻은 먹의 '탄소연대'를 여러 번 측정했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서울대학교 기초과학공동기기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세계 최고(最古)라는 사실을 거듭 입증했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출처와 소장 경위에 대해선 연구자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다만 활자도 보지 않고 반대부터 한다면, 반대 이유에 대한 논문 한 편조차 제시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수긍할 수 있겠냐"고 했다.
결국 공은 다시 문화재청으로 넘어왔다. 문화재청은 이달 12일 열린 문화재위원회에서 증도가자에 대한 문화재 지정 조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조사 시기와 조사단 구성은 추후에 논의하기로 결정했다"며 "여러 논란이 있는 만큼 관련 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조사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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