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수공예'로 대구 상징물 특화…예비사회적 기업 '웰컴즈'

(주)웰컴즈는 물류와 전통 규방 공예품을 제작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회사 직원이 공방에서 직접 모빌을 만들고 있는 모습.
(주)웰컴즈는 물류와 전통 규방 공예품을 제작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회사 직원이 공방에서 직접 모빌을 만들고 있는 모습.
지난해 팔공산 승시 및 전시판매전에 참가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팔공산 승시 및 전시판매전에 참가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재현 대표
김재현 대표

지난 1월 26일 대구 수성구의 한 외식업체에서 대구와 말레이시아의 교류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다토 로하나 람니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와 영사 일행이 대구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를 기억하기 위한 선물로 시 지정 예비사회적기업 ㈜웰컴즈의 제품을 전달했다. 웰컴즈 김재현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지역기업으로 자리 잡고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매우 힘들지만 말레이시아 대사가 대구를 방문해 기념으로 가져간 제품으로 우리의 수공예품이 선정됐다는 데 매우 고무됐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에 있는 웰컴즈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대구를 상징할 수 있는 기념품을 만드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주변과 함께하는 기업

웰컴즈는 김 대표의 '꿈'을 담은 회사다. 2002년부터 백화점의 근거리배송일을 하면서 택배업에 뛰어든 김 대표는 2007년 대구로 자리를 옮겨왔다. 본인과 가족이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이 없는 안정된 일이었지만 김 대표는 '함께 사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나 혼자서 일을 하는 것보다 도움이 필요한 여러 사람과 함께 하면 사회적으로도 이익이 되지 않을까 하던 중에 '사회적기업'에 대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10년 9월 웰컴즈를 설립한 김 대표는 2012년 동구시니어클럽과 함께 택배업을 시작했다. 동구지역 시니어들이 지역 택배기사를 하는 방식이었다. 김 대표는 "어르신들이 남는 시간을 이용해 택배일을 하고 임금을 받았다"며 "2013년에는 수성구로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3년 정도 회사를 운영한 결과 김 대표는 본격적으로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단순 택배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3자물류를 추가했다.

김 대표는 "3자물류는 상품재고 관리, 상품 입'출고 관리, 상품 포장 등으로 상품 판매자의 물건에 대해서 포장과 배송 등을 담당하는 것"이라며 "어르신들에게 작은 액세서리 등의 제품을 포장하는 일은 손쉽기도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 딱 맞았다"고 말했다.

상품포장을 하다 보니 손재주가 좋은 어르신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손재주를 이용해 공산품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색동규방'이라는 전통 규방 공예품 제조를 신사업으로 추가했다. 김 대표는 "2014년 1월 1차 교육생을 모집해 1주일간 교육을 시켰고 이 중에서 능력이 좋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학원에서 전문적으로 손바느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이분들의 수공예품을 판매해 수익을 마련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2014년 8월 웰컴즈는 대구시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예비사회적기업은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 단계이다. 사회적기업이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조직)을 말한다. 예비사회적기업은 지역형 예비사회적기업과 부처형 예비사회적기업 두 가지로 구분된다.

웰컴즈는 ▷3자물류 ▷색동규방 ▷통합택배를 주 사업 분야로 삼으면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의 틀을 갖췄다.

◆사회적기업을 향해

웰컴즈의 장점은 첨단화된 시스템이다. 3자물류의 경우 상품의 포장과 배송까지 거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IT 기술을 접목했다. 회사 관계자는 "3자물류 전용 프로그램인 '웰컴즈 RMS'를 고객사별 맞춤형으로 적용, 오배송을 줄였다"며 "상품 누락으로 인한 고객과의 마찰을 프로그램과 IPTV를 연동시켜 시간별로 확인이 가능하다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웰컴즈 사무실에서 어르신들이 택배 운송장을 확인한 뒤 바코드를 스캔하면 프로그램에 자동으로 시간이 입력된다.

색동규방의 주력 제품은 '모빌'이다. 특히 웰컴즈는 못 입는 한복을 기증받아 이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한복 원단을 이용해서 모빌을 만드는 곳은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며 "모빌뿐 아니라 손거울과 반지 등도 직접 손으로 일일이 만든다"고 말했다.

그만큼 색동규방의 제품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물건'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이 때문에 대구를 방문하는 외국인과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주요 판매처로 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4년 10월 팔공산 승시에서 색동규방 제품을 처음 선보인 후 지금까지 많은 전시회에 참가했다"며 "제품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웰컴즈는 올 4월 열리는 세계물포럼 행사에서도 '물'을 상징할 수 있는 모빌을 디자인해 전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 밖에도 대구를 알릴 수 있는 디자인도 전문가에게 의뢰해 완료한 상태다"며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제품군을 늘려 고객의 다양한 입맛을 맞출 계획이다"고 말했다.

웰컴즈는 2017년까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자격을 가진다. 이 기간 안에 회사는 사회적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는 수익금의 70%를 대구지역 복지단체 및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지역 주변의 삶도 밝아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