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간외수당 받으려…' 실리콘 손가락 만들어 지문인식

스파이 뺨치는 영주 소방관

실리콘으로 만든 가짜 손가락을 동료 직원들에게 부탁해 지문인식기에 갖다대는 수법으로 2년 동안 수백만원의 시간외수당을 받은 소방공무원들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이들 소방공무원들이 시간외수당을 '횡령한' 근무지는 올 초 부실 진화로 큰 재산피해를 낸 영주소방서인 것으로 밝혀져 근무기강 해이가 결국 저질 행정 서비스로 이어진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줬다. 이와 관련 경찰은 가짜 손가락까지 동원한 공무원들의 시간외수당 부당 수령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경북도내 소방공무원 3명이 공금횡령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대상이 된 현직 소방공무원 A'B씨는 2012년 말부터 2014년 말까지 영주소방서 산하 119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각각 300여만원의 시간외수당을 부당수령한 혐의(공금횡령)로 국무총리실에 적발됐으며, 경상북도 감사를 거쳐 혐의 사실이 확인돼 고발조치됐다.

소방공무원 C씨는 A'B씨에게 실리콘으로 가짜 손가락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사실이 확인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역시 고발돼 수사대상이 됐다.

고발장에 따르면 A'B씨는 C씨로부터 실리콘 손가락 만드는 방법을 익힌 뒤 각각 집과 사무실에서 이를 제작, 2년여 동안 사용해왔다. 제작비는 실리콘 재료비 5천원가량이 전부였던 것으로 고발장에는 적시 돼 있다. A'B씨는 가짜 손가락을 주머니에 넣어다니면서 동료'부하직원에게 부탁, 허위 지문인식을 통해 시간외수당을 챙겨왔으며, 이를 참다못한 동료'부하직원들이 국무총리실에 투서를 내면서 범행이 밝혀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실리콘으로 만든 가짜 손가락은 예전부터 문제가 돼 왔으며 지난 2010년 경기도 한 학교에서도 교사가 이를 사용해 시간외수당 200여만원을 부당수령했다가 적발된 바 있다. 한편 A'B씨가 근무했을 당시의 영주소방서장은 이달 경북도소방본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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