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첩첩산중(疊疊山中), 심심산천(深深山川)의 고장 영양은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곳에서 자란 '산나물'이 최근 들어 지리적 '악조건'을 새로운 보물창고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산나물 천국'으로 통할 만큼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다양한 산나물이 지천에 널린 고장 영양이 웰빙산업에 발맞춰 '산나물축제'를 통해 새롭게 비상하고 있는 것이다.
일월산'검마산'명동산 등 영양을 둘러친 산자락에는 곰취'취나물'명이나물'고사리'병풍대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산나물들이 지천으로 자라고 있다. 영양군이 해마다 산나물축제를 열면서 이 축제는 전국 최고의 웰빙축제로 자리매김했고, 매년 축제장에는 수십만 명이 찾아 20억~30억여원어치의 산나물을 구입하는 등 산나물이 그야말로 효자 작목이 됐다.
이 때문에 경상북도는 영양군과 이웃한 강원도 양구군까지 묶어 '국가산채산업클러스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산나물이 이제 어엿한 '산업'으로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영양에는 반딧불이 생태 관광은 물론, 수백 년 이어져 온 전통의 손맛을 고스란히 체험하고 맛볼 수 있는 '음식디미방' 사업들이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지역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산나물 캐고 먹고, 영양에서 영양 보충하세요
경북 북부 산간지역에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이 있다. '시집 온 새댁이 나물 이름 30가지 정도를 모르면 굶어 죽는다'는 말이다. 산을 터전으로 살아왔던 서민들에게 산나물이 얼마나 중요한 먹거리였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해마다 4월부터 6월 중순까지 온갖 산나물들이 산을 뒤덮는다. 전국 최고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영양 지역도 이맘때면 산나물 천지가 된다. 골이 깊고 넓디넓은 품을 갖고 있는 일월산과 검마산 등지에 자생하는 산나물은 이미 전국에 소문이 나 있다. 그 덕분에 '영양 일월산 산나물' 브랜드 가치가 하늘 높이 치솟고 있다.
게다가 강원도 양구군과 손을 잡고 '국가산채식품클러스터사업'을 유치해 놓고 있다. 지난해 9월 사업이 확정된 산채클러스터사업을 통해 영양지역에는 산채 약선식 체험관, 산채건강마을, 산채생산종자 연동하우스, 저온저장고 등이 들어선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5년에 걸쳐 561억원을 투입한다.
이처럼 산나물의 고장 영양군은 해마다 산나물축제를 마련해오고 있다. 해마다 5월 중순쯤 열리는 '영양 산나물축제'는 올해 11회째를 맞게 된다. 영양군이 주최하고 영양군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축제는 영양 산나물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자연 자원과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대표 참살이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양 산나물축제는 청정 영양에서 생산된 '웰빙 영양 산나물'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자연자원과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한국 대표 웰빙 축제가 됐다.
산나물축제에서는 해마다 산나물을 포함해 농'특산물 30억~40여억원어치가 판매된다. 주민 소득증대를 이끈 것은 물론 음식'숙박업소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300여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영양에서 자생하는 산나물 100여 종을 화분에 실물로 전시하는 등 산나물 전체를 한자리에 선보인 영양 산나물 테마존과 영양반딧불이 홍보관, 야생화 분경 전시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웰빙, 힐링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채(山菜'산나물)가 안전한 먹거리와 건강식품, 신약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영양군이 국가산채식품클러스터사업을 통해 연구기관과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에 나설 각오다. 이제 산나물은 새로운 농가 고소득 작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매콤한 영양고추, 도심 소비자들 입맛 사로잡아
영양군의 대표 특산품인 고추는 국내 최고 명품고추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영양고추는 철저한 품질 관리와 유통 구조 개선, 전국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농민들에게는 고소득을, 지역 경제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효자 작목이다.
영양군은 해마다 8월 말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대부분 지자체들이 농산물 축제를 생산지에서 여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도심 소비자들 곁으로 다가가 마련한 첫 농산물 축제로 성공신화를 이어오고 있다.
영양군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시도했다. 해마다 이 축제에는 서울 등 수도권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수십억원어치의 고추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영양고추의 성공신화는 영양군의 꾸준한 지원이 큰 몫을 했다. 영양군이 추진해온 고추 명성 알리기와 품질관리, 직거래 판매와 고추유통공사 설립 등 각종 고추 농가 지원책이 성공을 거둔 덕분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영양지역에는 고추농사를 통해 억대 부농으로 진입한 농가가 400여 가구에 이른다. 영양 지역 전체농가의 10%에 이르고, 경북도의 억대농가 비율인 4%의 2배가 넘는다.
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서는 고추 화분 전시 및 고추를 이용한 다양한 게임을 통해 경품을 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려 많은 시민들에게 축제 참여 기회를 주고 있다. 음식디미방 고유의 전통음식 시연과, 체험을 통해 만들어진 김장 김치를 사회취약계층에 기부하고 다양한 공연으로 나눔을 실천한다. 또 54개 참여 농가(농업인단체)가 직접 재배한 우수한 품질의 영양고추와 고춧가루 및 다양한 농'특산물 홍보 판매를 통해 농부들의 진정한 땀의 가치를 보여줬다.
이 축제에는 해마다 20여만 명의 소비자들이 찾아와 30억~40억원어치의 고추와 농특산품을 구매해가고 있다. 게다가 TV 광고, 지하철 광고 및 신문 보도 등으로 300억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얻어 영양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식디미방, 17세기 조선 음식문화 찾아 떠나는 여행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는 17세기 조선의 음식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350여 년 만에 복원되기 시작한 이 옛날 요리들, 그 속에는 조선시대 한 여성의 뛰어난 관찰과 지혜가 녹아든 과학적인 조리법과 저장법이 있다. 중국의 음식 서적을 참고하지 않고 오래전부터 전해지거나 스스로 개발한 조리법을 남긴 독창성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음식디미방'만의 가치다. 이후에 집필된 '주문방' '음식보' 등의 한글 조리서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음식디미방'에는 146가지의 음식 조리법이 설명돼 있다. 주식으로 가능한 국수, 만두는 물론 고기, 생선, 채소 등을 이용한 부식과 반찬, 오늘날의 디저트에 해당하는 다과와 접대를 위한 술을 다양하게 제조하는 방법 등이 가득하다. 요즘에 찾아보기 힘든 동아, 외 등 우리의 토종채소로 만드는 음식은 이채롭기까지 하다.
이처럼 영양이 가진 최고의 보물인 '음식디미방'을 체험하기 위한 체험객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영양군이 음식디미방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2008년 음식디미방체험관을 마련하면서 2011년 2천100여 명, 2012년 2천500여 명, 2013년 5천 명, 지난해에는 6천500여 명을 넘어섰다.
영양군은 음식디미방 체험을 위한 '경북체험 가족여행단 운영' '장계향 아카데미 운영' '음식디미방 요리교실' '2015 음식디미방 체험 아카데미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영양의 손맛을 알릴 계획이다.
특히, 경북도와 영양군은 음식디미방이 전해오는 석보면 두들마을에 '음식디미방체험관'과 '음식디미방교육관', 전시관, 여중군자 장계향예절관, 전통주 제조'체험관 등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또, 두들마을에는 2017년까지 268억원을 들여 음식디미방 교육과 체험이 가능하고 탐방로까지 갖춘 '음식디미방 문화관광자원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공간은 유교적 식문화의 자취를 느끼고 전통음식의 계승발전과 관광객들의 다양한 체험 관광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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