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근대사에서 철도는 '발전'을 의미했다. 철길이 놓인 곳에는 경제가 일어났고, 철도 노선을 놓친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빈곤과 퇴행이 싹텄다. 결국 철도를 놓는 것은 지역발전의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이 때문에 경상북도도 오랫동안 철도 개설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이 중요해진 요즘, 철도는 녹색 교통수단으로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의 철도망이 달라지고 있다. 고속철도가 뻗어나가고, 상대적으로 철도 소외 지역이었던 동해안에 철도가 놓이고 있다. 도내 각 지역을 잇는 촘촘한 철도망도 완성돼 간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천853억원이나 늘어난 1조6천816억원이 철도 사업에 투자된다. 경북이 철도의 나라 일본처럼 '그물 철도망'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 고속철도 이름값 한다
2010년 완전 개통된 경부고속철도 1단계 사업에 이어 경부고속철도 2단계(도심구간) 사업에 대해 올해 2천276억원이 투자된다. 2단계 사업이 올해 완전히 끝나면 제대로 된 고속철도가 만들어진다.
2단계 사업은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와 완전히 분리해 운행할 수 있는 고속철도 전용 선로를 만드는 것으로 올해 안에 대전'대구 도심구간 고속철도 전용 선로 설치사업이 끝난다. 일반 열차와 고속 열차 각각의 사정에 맞춘 열차 증편 등의 문제점이 해결돼 서울과 부산을 2시간 10분(8분 단축) 만에 주파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동해안 철도 시대 본격화한다
그동안 국토의 균형개발 축에서 소외돼 왔던 동해안에도 철도시대가 열린다. 동해안을 따라 유라시아 대륙으로 차고 오르는 철도사업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울산을 출발, KTX 신경주 역사를 거쳐 포항으로 연결되는 동해남부선 철도건설 사업은 총연장 76.5㎞에 2조4천481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지난해까지 이미 1조2천258억원이 들어갔다. 올해는 3천762억원을 투자, 용지보상과 노반공사를 계속 추진한다.
2018년 본 노선이 개통되면 부산~울산~신경주~포항 운행시간이 64분에서 48분으로 단축된다. 포항의 철강단지와 울산의 조선, 자동차산업과 직결되는 산업철도망이 구축되는 것. 동해안 경제권이 한층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해안권 유일한 교통망인 국도 7호선을 보완하고, 부산, 울산, 포항권 산업물동량 수송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동해중부선 철도건설사업도 관심사다. 포항에서 영덕을 거처 강원도 삼척에 이르는 165.8㎞에 3조3천785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이며, 2014년까지 7천954억원이 들어갔다. 올해는 4천540원이 투자돼 용지 보상과 노반공사를 이어간다.
2018년까지 공사가 모두 끝나면 포항~삼척을 1시간 35분이면 다니는 것이 가능해진다. 기존 승용차로 다닐 때(3시간 10분)보다 절반 정도 시간이 줄어들 전망.
동해 중'남부철도는 부산~울산~포항~영덕~울진~삼척을 연결하는 국토의 U자형 개발을 위한 사회간접자본 핵심 사업으로 동해안 청정지역과 어울리는 녹색교통망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더욱이 대륙철도인 중국횡단철도(TCR'Trans Chinese Railway), 시베리아횡단철도(TSR'Trans Siberian Railway)와의 연계 기반이 구축된다는 점에서 경북의 대륙진출 통로(한반도종단철도'TKR'Trans Korean Railway)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 내륙 관통 철도망도 속도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경북 내륙을 관통하는 철도망을 만드는 것이다. 충북 단양 도담~영주~안동~의성~군위~영천을 잇는 구간이며 총연장은 148.1㎞에 이른다.
모두 3조6천474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지난해까지 3천615억원을 넣어 영주댐 이설구간 개통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2천500억원을 투입해 도담~안동 구간을 착공하고, 안동~영천 구간은 설계 마무리 후 올 하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다.
경북내륙을 통과하는 중앙선은 2018년쯤 개통될 예정인데 서울 청량리에서 영천까지 1시간 41분대(현재 4시간 56분 소요, 3시간 15분 단축)면 주파, 경북으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진다. 경부선 중심의 물류수송체계가 중앙선 철도로 중심축이 분산, 그동안 침체돼왔던 경북 북부 내륙지역의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이와 연계한 철도건설 사업도 진행 중이다. 중앙선 영천에서 동해남부선 신경주를 연결하는 영천~신경주 복선전철화 사업. 올해부터 공사가 본격화한다. 26.3㎞ 구간에 6천808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2010년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마무리, 올해부터는 400억원이 투자돼 본격 공사가 착수된다.
◆도로망처럼 촘촘해진 경북의 철도망
통근 수요가 많은 대도시 간 철도 연결 속도도 빨라진다. 동대구에서 영천을 연결하는 대구선 복선전철화(27.7㎞, 소요경비 6천324억원) 사업은 2006년 사업에 착수, 2017년 개통을 목표로 올해 2천34억원이 투자된다. 경부고속철도 개통에 따라 경주권 고속열차와 연계수송망을 구축, 고속철도 서비스 수준을 높이자는 것이 목표. 2017년 개통되면 동대구에서 영천 간 운행시간이 기존 29분에서 17분으로 단축된다.
경북고속철도와 동해남부선을 연결하는 KTX 포항직결선(3.79㎞, 소요경비 1천232억원)도 올해 54억원이 투자돼 다음 달 개통된다. 포항 흥해 성곡에서 영일만신항을 연결하는 영일신항 인입철도(9.3㎞, 소요경비 2천3억원) 역시 올해 420억원을 넣어 2018년 개통시킨다.
수도권에서 충주를 지나 문경을 연결하는 중부내륙철도(94.9㎞, 소요경비 1조9천248억원) 사업은 올해 800억원이 투자돼 이천~충주 구간이 착공되고, 충주~문경 구간은 실시설계에 들어간다.
KTX 김천구미역에서 경남 진주를 거쳐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170.9㎞, 소요경비 5조7천864억원), 경부고속철도 완전개통에 따라 기존 경부선의 여유용량을 활용한 저비용 고효율사업인 대구광역권 전철망(구미~왜관~대구~경산 61.85㎞, 소요경비 1천171억원) 구축사업 역시 중앙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돼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대구 안심역~경산 하양 8.77㎞, 소요경비 2천789억원) 사업은 올해 30억원이 투자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경상북도 이재춘 건설도시방재국장은 "그동안 끈질기게 중앙정부에 대해 새로운 국토균형발전 광역 교통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결과, L자형 국토축을 U자형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며 "경상북도에서 수도권 및 전국 주요 도시로의 1시간대 접근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청정지역 동해안과 낙후된 경북 내륙지역의 개발을 크게 촉진하는 전기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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