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천 젖줄 냉천, 아름답게 가꿔 물러줘야죠"

포항 냉천환경관리감시단 회원들…작년 결성 매달 2차례 쓰레기 줍기

냉천환경관리감시단 이덕우 회장(작은 사진)과 회원들.
냉천환경관리감시단 이덕우 회장(작은 사진)과 회원들.

"우리 지역 환경은 우리가 나서서 지켜야지, 누가 대신 지켜주나요."

순수 민간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환경정화활동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7월 주민 15명이 포항시 남구 오천읍을 깨끗하게 만들자는 뜻으로 출범시킨 '냉천환경관리감시단'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오는 2017년 완공 예정인 포항시의 냉천 정비사업으로 주변 정비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냉천의 자연환경을 직접 지키고 가꿔 나가자는 취지에서 뜻을 모으게 됐다. 오천의 상징이자 젖줄인 냉천과 그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고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만든 환경감시단체는 지역에서 처음이다.

냉천은 오천 읍내를 가로지르는 작은 강으로 평소에는 수량이 적어 거의 말라 있는 상태지만 여름철 호우 시에는 수위가 급격히 올라간다, 특히 해마다 5월이면 황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부터 거슬러 오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매월 2회씩 오천읍 냉천과, 공한지 등을 중심으로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회원들은 첫째, 셋째 토요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자발적으로 환경정화에 참여하고 있으며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도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이들이 하루 청소할 때마다 거둬들이는 쓰레기양은 600여㎏에 이른다. 이달 12일에도 설을 앞두고 '오천읍민 설맞이 대청결운동'을 펼쳐 주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들은 앞으로는 냉천에 머물지 않고 오천의 자랑인 오어사와 상수원인 오어지에 대한 환경감시에도 나설 계획이다. 오어사와 오어지는 주말이면 향락객들이 많이 몰려들어 주변이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말과 휴일에는 아예 이곳에 상주해 환경을 보호해 나간다는 것이다.

순수 주민 자발형 모임이다 보니 어려움도 많다. 오천의 넓은 면적에 비해 회원 수가 턱없이 적다 보니 환경감시 일손이 부족하다. 앞으로 주민들의 많은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또 월 회비 2만원으로 운영되다 보니 환경감시활동 후 점심값도 부족해 회장단이 사비를 털어 해결하는 등 재정적 어려움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켜나갈 수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며 자신감이 가득하다. 이덕우 회장은 "오천은 남구의 중심이고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포항의 관문이 된다"며 "살고 싶은 오천, 후손에게 아름다운 도시를 물려주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환경정화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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