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1일, KTX 포항 직결선이 개통되면 포항이 교통오지라는 불명예를 벗게 된다.
매일신문은 KTX 포항직결선 개통을 앞두고 KTX 개통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 및 빨대현상 방지책 등을 4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포항 철강공단에 근무하는 김태현 과장은 본사가 있는 서울 출장이 잦은 편이다. 초임시절에는 사무실을 떠나 서울에 간다는 생각에 출장이 기다려지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김 과장에게 서울 출장은 피하고 싶은 일이 돼버렸다.
서울 본사에서 오후 1시에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야 하고 온종일 차를 타고 차를 기다리는데 아까운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과장은 얼마 전부터 서울 출장을 기다리게 됐다. 이제 3월 말이면 포항과 서울을 2시간 10분대로 연결하는 KTX가 운행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2004년 4월 KTX가 첫 운행을 시작한 이래, 그동안 KTX는 전국을 하루 생활권으로 묶으며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경제적으로 전국 각지에 큰 발전의 틀도 마련했다.
하지만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권은 고속철 혜택으로부터 소외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3월 말 KTX 개통을 통해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권은 새로 열린 KTX 철길을 따라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게다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과 동해중부선, 영일만항 인입선, 중앙선 복선전철 등 5대 철도사업과 순차적으로 연계되고, 포항~울산 고속도로를 시작으로 한 동해안 고속도로, 향후 울릉공항 등과도 이어지게 되면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권은 더 이상 교통의 오지가 아닌 사통팔달 교통 허브가 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과 대구, 부산은 물론 동해안, 경북 내륙 등과 포항을 연결하는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다양한 산업과 문화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권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에 있어서 열악한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오랫동안 지속됨에 따라 천혜의 해양관광지와 다양한 문화유적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계시키는 데는 미흡했다. 하지만 KTX의 개통과 더불어 이런 문제점이 크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을 출발해서 2시간만 달리면 동해안 호미곶 일출을 볼 수 있고, 동해안 최대 어시장인 죽도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먹고 가도 반나절이면 서울역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뀌면 포항은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동해안 도시가 된다. 여기에 경주와 울릉도, 독도 등 타지역과의 연계까지 이뤄진다면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게 된다.
교통이 편리해지면 당연히 관광산업이 가장 먼저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앞으로 바다를 매개로 한 해양관광산업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보면 바다에 인접해 있고, 교통까지 편리한 포항에 사람들이 몰려들 것은 당연하다고 포항시는 설명했다. KTX가 개통됨으로써 동해안의 철도관광과 해양관광이 합쳐져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전망이라는 것.
이와 함께 철도 교통의 변방이나 다름없었던 포항을 전국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시키고,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크게 키움으로써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특히 물류 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대규모 철도사업들이 서로 연계해 개발된다면 포항은 명실상부한 동해안 시대의 교통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포항테크노파크가 만든 'KTX 포항역 및 철도 인프라 개선에 따른 포항지역 파급 효과' 보고서를 보면, 포항지역 내 철도 인프라 개선사업으로 인한 경제적인 파급 효과는 1조175억원(건설사업 9천506억원, 향후 5년간 운영사업 6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강덕 포항시장은"산과 바다가 있고, 신선한 먹거리가 넘치는 포항에서 관광산업은 앞으로 분명히 나아가야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KTX 개통을 계기로 관광산업이 포항의 가장 중요한 기간산업으로 인식되고 그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또 "포항이 명실상부한 해양관광의 메카로 입지를 굳히는데 온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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