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당 중심' 약속 지킨 유승민…원내수장 취임일성 유지 주목

"당은 준비 안된 상황에서 靑이 밀어붙이면 어떡하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대구 동을)가 원내수장 취임 일성으로 밝힌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겠다'는 기조를 25일 당'정'청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재차 강조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정책협의회에서 "박근혜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2년 전 계획에서 계속 갖고 갈 것, 과감하게 수정할 것, 새롭게 할 것을 잘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국정과제에 대한 점검과 수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전날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불어터진 국수' 발언을 두고 '야당이 협조해 법을 통과시켜줬더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강하게 반발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야당도 존중해야 한다.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청와대 참모들이 정무 기능을 잘 발휘해 달라"고 강력 주문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주요 국정과제로 지목한 4대 구조개혁과 관련해서 "구조개혁만 강조하면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심해진다"면서 "이해당사자들과 협상할 계획을 세우고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검토하고 추진해야 하는데, 당은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자꾸 밀어붙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연말정산 문제에 대해서도 유 원내대표는 "세금을 올린 게 아니라지만, 봉급 생활자는 올렸다고 생각한다"면서 돌아선 민심을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당직자는 "원내지도부가 새롭게 출범한 이후 첫 회동이었지만 농담하고 웃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상당히 긴장감이 있었다"면서 "특히 이날 회의에서 '당 중심' '당 주도' '당 책임'이라는 말이 쏟아지는 등 참석자들 모두 '당 중심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당'정'청 무게중심이 당으로 기울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날 회의 분위기만 봐서는 변화하는 당'정'청 역학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서막' 같았다"고도 했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 당'정'청 관계자들은 정책 입안 단계부터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의제를 선정, 여당이 전면에 나서 홍보와 집행까지 맡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최근 당'정'청이 정책 혼선으로 국민의 질타와 함께 원망을 산 게 사실"이라며, "당'정'청이 실질적 협의체가 되기 위해선 정부 측이 모든 정책들의 입안 단계부터 발표까지 당과 긴밀히 상의하고 조율해 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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