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잠을 자려고 하니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어요. 멘토 선생님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친구들의 장난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로 즐거웠어요."
경주 천북면 화산리에 있는 캠핑장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가정형편 때문에 변변한 나들이 한번 가지 못한 아이들이었는데, 오늘만큼은 어느 누구 부럽지 않게 뛰고 웃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아동행복지킴이봉사단은 지역의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1박 2일 멘토링 캠프를 매년 연다. 먹을거리도 풍족하고 놀거리'볼거리도 많다. "웃었던 기억밖에 없다"는 참가 어린이의 말에, 캠프의 즐거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맞춤형 봉사단의 모델
포스코는 '배워서 남 주는(?)' 재능기부를 적극 권장한다.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경험을 되살린 신입사원들은 과외를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가 직접 선생님이 돼 준다. 아동행복지킴이봉사단은 지난해 7월 젊은 엔지니어들이 뭉쳐 만든 모임인데, 학생들의 바람에 따라 퇴근 후에 심리'정서'학습'체육 활동'학교생활'친구관계'진로상담'여가 활동 등의 멘토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들에게 아동행복지킴이봉사단이 있다면 노인들에게는 섬김이봉사단이 있다. 2009년 포항제철소 임직원 40명이 주축이 돼 만든 이 단체는 홀몸노인과 일대일 멘토를 통해 집안청소'생필품 지원'상담'나들이 봉사 등을 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직원들이 노인들을 제대로 보살필 수 있도록 섬김의 자세'노인들의 심리와 특성'관계 형성 기법 등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이들 봉사 활동 가운데 노인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은 나들이. 올해도 경주 곳곳을 다니며 문화재와 자연경관을 즐겼다.
바다를 지키는 봉사단도 있다. 2009년 포스코 사내 스킨스쿠버 동호회 직원들은 동해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클린오션봉사단'을 결성했다. 평소 갈고 닦은 스쿠버 실력으로 중무장한 450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지난해까지 200회의 수중정화 활동을 통해 무려 500여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특히 수자원을 황폐화시키는 불가사리 수거에도 많은 실적을 올려 어업 활동에 큰 도움을 줬다. 또 울릉도 연안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도 본격 가동되고 있다. 제강슬래그를 활용한 인공어초 설치 및 기술지원을 통해 울릉도 연안에 바다 숲을 조성해주는 사업과 울릉도'독도 해양 수중정화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집을 고치는 리폼봉사단의 활동도 눈부시다. 포항제철소는 2006년 10월 사랑의 집 고쳐주기 LOVE-1호를 시작으로 제철소 인근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새집을 꾸준히 선물하고 있다. 이 활동에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등 계열사들도 손을 보태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까지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을 통해 약 180가구에게 새집을 선물했으며, 앞으로 보다 많은 이웃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인력과 자금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문봉사단이 떴다
2003년 5월 창단한 포스코봉사단은 직원 중심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또 패밀리사'공급사'외주파트너사 등 포스코 관련사들이 모두 참여할 정도로 봉사단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기부 문화와 자발적인 참여 봉사를 넘어 전문 봉사그룹 활동으로 새로운 나눔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 봉사 수혜자의 만족도 향상뿐만 아니라 봉사자의 역량과 전문성까지도 함께 키우겠다는 것이 전문 봉사그룹 결성의 취지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마사지를 제공하는 마사지봉사단, 지역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계승에 앞장서는 문화재지킴이봉사단 등 재능기부형 전문 봉사단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는 앞으로의 반응을 살펴 적어도 4, 5개의 봉사단을 추가로 창단할 계획이다. 특히 임직원 개인의 자기계발과 연계해 재능을 봉사 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봉사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한편 전문봉사단 인원 모집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한형철 포항제철소 행정섭외그룹장은 "포스코의 사회공헌 활동이 하나의 큰 기업문화로 자리 잡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봉사 활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즐겁게 봉사현장으로 뛰어나가는 직원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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