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만든다고 경산시 등 제작비 6억 지원했는데…

폭력·선정… 뒤통수 맞은 '갓바위'

대구시'경상북도'경산시로부터 6억원을 지원받아 제작한 영화 '갓바위'에 대해 불교계가 영화 제목 변경을 요청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내용상 갓바위와의 연관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난투극과 납치'성폭행 시도 등 낯 뜨거운 장면이 속출한다는 이유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대구경북협회는 과거 영화산업의 메카로 불렸던 대구의 명성을 되찾고, 관광 인프라 구축에도 한 몫한다는 취지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사회를 본 시민과 불교계 관계자들은 이 영화에 대해 "난투극으로 시작해 음주와 납치, 성폭행 시도 등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들이 수시로 등장한다"며 "갓바위와의 연관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데도 왜 영화 제목을 '갓바위'로 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갓바위 부처는 한두 차례만 등장할 뿐 연관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불교계의 입장이다. 남자 주인공(지피지기 칸 분)의 어머니는 무당(박해미 분)이고, 아버지는 갓바위라는 설정이다. 대사 중에는 갓바위 부처님을 "부숴버리겠다"는 등의 대사가 나온다.

팔공산 갓바위를 관리하는 선본사는 "영화 제작 당시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대구경북협회가 보내온 협조 공문에는 제목이 '인연'이었는데, 선본사 동의도 없이 '갓바위'라는 제목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대본을 받아본 뒤 제작사 측에 영화 내용과 전혀 맞지 않는 제목에 대해 수정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선본사는 26일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대구경북협회와 대구시'경북도'경산시에 영화 제목 변경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제작비 2억1천만원을 지원한 경산시 관계자는 "시사회를 본 관객들이 갓바위가 부각되지 않았고, 선정적'폭력적인 장면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며 "제작비를 공동 지원한 대구시'경북도 및 제작자 측과 이 문제를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신재천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대구경북협회장은 "시사회의 가제목으로 '갓바위'를 올렸을 뿐이며 아직 심의를 받기 전이다. 제목에 대해서는 불교계와 협의하겠다"며 "당초 제목으로 하려던 것이 '인연'이었던 만큼 제작 관계자들과 이를 논의해 합리적 해결책을 찾겠다"고 했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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