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봄이 빨라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37년간 전국 평균 10년마다 봄 시작일이 2.6일씩 빨라졌으며 대구는 이보다 이른 4일 이상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상청 예보국 권재일 연구원 등이 발표한 '우리나라 봄 시작일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른 것이다.
지난 1974년에서 2011년까지 전국 40개 지점의 일평균 기온을 측정한 결과 지난 37년간 전국적으로 평균 10일가량 봄이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평균 봄 시작일은 3월 11일이었다. 특히 대구는 4일 이상 빨라져 부산(5.4일)에 이어 전국 대도시 중 봄이 빨라진 대표적 지역으로 조사됐다.
대구의 봄 시작일은 지난 1910년대에는 3월 17일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2월 21일로 빨라져 90년 동안 24일이나 앞당겨졌다. 또 2070년대가 되면 2월 5일까지 대구의 봄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구의 봄 시작일이 앞당겨지는 이유로 '분지 지역인 데다 도시화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대기환경과 교수는 "대구는 대표적 분지 지역으로 도시화 영향으로 낮 동안 발생한 열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기 어려워 높아진 대구의 평균 기온이 봄철을 앞당기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했다.
경북 지역의 경우 영주는 2.9일, 문경은 0.9~1.9일 순으로 봄 시작일이 빨라졌다.
특히 1980년대에서 90년대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10년당 봄 시작일이 1970년대에서 80년대로 넘어가는 시기(2일)에 비해 두 배(4일)로 앞당겨졌다. 연구진은 이 시기에 진행된 급격한 도시화로 전 지구적으로 겨울철 기온 상승 폭이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구 기상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평균 기온이 높아질수록 봄 시작일이 빨라지는 경향을 띤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우리나라 전 지역에 걸쳐 점점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져 비롯된 현상이다"고 했다.
실제 이번 연구 결과 37년간 지구의 평균기온은 꾸준히 증가했고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한 해에는 우리나라 평균 봄 시작일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의 영향으로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거나 북반구에 존재하는 추운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 일 또는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인 '북극진동'이 약할 때도 차가운 공기가 고위도에 축적돼 봄이 빨리 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봄 시작일=기상학적으로 중위도 지역에 속한 우리나라에서 봄이 시작되는 날이란 '일평균 기온이 5℃ 이상으로 올라가 다시 떨어지지 않는 날'로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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