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급학교 진학 앞둔 신학기 준비

각급 학교 고학년들로선 새 학기를 맞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상급 학교 진학 준비를 해나가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학습 계획을 짜고 상급 학교 진학 전략을 세우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새 학기를 맞아 대구 한 문구점에서 학용품을 고르는 학생, 학부모 모습. 매일신문 DB
각급 학교 고학년들로선 새 학기를 맞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상급 학교 진학 준비를 해나가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학습 계획을 짜고 상급 학교 진학 전략을 세우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새 학기를 맞아 대구 한 문구점에서 학용품을 고르는 학생, 학부모 모습. 매일신문 DB

새 학기가 시작됐다. 새로운 학급에서 친구, 선생님과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는 건 어느 학년이나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불안감과 초조감이 더 클 수도 있다. 특히 각급 학교 고학년들이 그렇다. 곧 상급 학교에 진학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냥 여유를 부리긴 어렵다.

초교 5, 6학년 경우 초등 과정에서 가장 공부하기 힘든 것으로 꼽히는 시기다. 더군다나 올해는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5, 6학년 교과서가 새로 바뀌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할지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중학교 3학년은 진로와 성적 등을 고려해 어떤 고교에 진학할지 결정하고, 그에 따라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와 고교 3학년 시기의 중요성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다. 이들 학년별로 새 학기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살펴봤다.

◆초교 5, 6학년…교과서 안 학습 길잡이 찾아요

▷국어=개정 전 교과서가 듣기'말하기'쓰기와 읽기 등 영역별로 구성된 데 비해 개정 교과서는 크게 국어와 국어 활동으로 나뉜다. 국어가 개정 전 영역별 교과서를 하나로 통합한 주 교과서이고, 국어 활동은 배운 것을 내면화하고 실천하는 데 초점을 맞춘 보조 교과서다. 또 개정 교과서는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개념 정리, 되돌아보기 등 각종 학습 도우미 장치를 강화해 배치했다.

6학년 경우 9단원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쓰기와 읽기가 통합된 데다 비문학 제재인 논설문을 읽고 쓰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 5학년 개정 교과서의 10단원을 통해 쓰기의 과정을 이해하는 한편 과정에 따라 글을 쓰는 활동에 대해 살펴본다면 좀 더 쉽게 이 단원을 학습할 수 있다.

비상교육 오명상 초등국어과 책임연구원은 "새 교과서는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하도록 기존 교과서에 비해 학습 방법을 안내해주는 요소가 교과서 곳곳에 배치돼 있다"며 "단원의 성취기준을 명확히 파악하고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만 갖는다면 문제없이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학=개정 교과서는 우리 주변 상황들을 수학적인 상황으로 바꿔 활동해보는 스토리텔링 학습법을 강조한다. 따라서 주변 사물을 볼 때 어떤 도형과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보거나, 왜 그 사물은 그 도형 모양으로 만들었는지 이유를 생각해보면 도움이 된다.

통합교과 문제가 수록된 것도 새 교과서의 특징이다. 다른 교과에서 찾을 수 있는 수학적 사실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가령 과학에서 사용하는 속도 개념에는 수학의 비와 비율이 숨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게 좋다.

보조 교과서인 수학익힘책은 집에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구성됐다. 교과서를 보면 익힘책 쪽수가, 익힘책을 보면 교과서의 쪽수가 적혀 있다.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 내용을 귀가 후 익힘책을 풀며 확인하는 식으로 공부하면 효율적이다.

비상교육 고경진 초등수학과 책임연구원은 "수학을 기호 또는 그림으로 나타내는 언어라 생각하고 기호나 그림으로 나타낸 식, 그래프 등을 보면서 그 안에 숨어 있는 뜻을 찾는 활동 등을 해보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사회=개념 학습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학습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생각에 기존 교육과정의 사회와 탐구는 따로 편찬하지 않았다. 읽기 자료는 성격에 따라 흥미용 읽기 자료(재미 곱하기)와 좀 더 확장된 내용과 사고를 위한 심화용 읽기 자료(지식 더하기)로 분류했다.

5, 6학년의 사회 학습 내용은 주제 간 연계성이 높다. 먼저 큰 주제가 무엇이고, 주제에 따라 어떤 개념을 공부할 것인지 밑그림을 그려본 뒤 실제 생활에서 관련된 사례가 있는지 생각해보는 식으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

새 교과서는 지도, 그래프, 신문 기사, 스토리텔링형 만화, 그래프 등 개념과 관련된 통계나 그림도 다양하게 제시하기 때문에 이들 자료를 제대로 분석해야 학습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비상교육 김미나 초등사회과학과 책임연구원은 "교과서 내용을 주변의 사회적 사실과 현상에 적용시켜 이해하고, 내용 간의 관계를 파악해 관련 자료 등을 정리하면서 암기한다면 사회도 쉽고 재미있는 과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중3…가고 싶은 고교, 목적 분명히…

고교 유형이 다양화하면서 중학생, 학부모의 고민도 커졌다. 어느 고교를 선택하는 것이 원하는 대학, 꿈꾸는 진로를 찾아가는 데 유리할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중학교 3학년엔 여유가 많지 않다. 당장 4월부터 영재학교를 시작으로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 등 고교입시 일정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은 우선 내신 성적을 챙겨야 한다. 전기에 모집하는 특목고,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자사고들은 대체로 3학년 교과 성적 반영 비중이 크다. 학기 중에는 예습보다 복습에 비중을 더 두는 게 좋다. 예습보다 복습하는 데 시간이 적게 걸려 시간을 안배하는 데 더 효율적이어서다. 학습 리듬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취약 과목은 주중에 나눠 학습하기보다 주말에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입에서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서 지원 학생 사이에 내신 성적은 큰 차이가 없어졌다.(외고와 국제고는 예외) 즉, 내신 외에 내세울 만한 장점이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독서는 지원자의 장점을 드러내기에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오래 쌓은 지식과 경험을 비교적 적은 시간에 얻으면서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융합적 사고력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비해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는 새 학기 초에 최대한 독서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한 달에 책을 2, 3권 정도 읽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읽을 책을 미리 선별해두는 게 좋다. 월별로 관심 분야의 책 1권, 그렇지 않은 분야의 책 2권 정도를 읽어나간다면 전문성과 다양한 사고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 독서 습관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면 전문성이 강한 책보다는 분량이 적고, 어렵지 않은 책을 선택해 읽으면서 독서에 흥미를 붙이는 게 우선이다.

중3이 되면 학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다른 교내 활동을 소홀히 할 수 있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의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지원자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전문성을 갖추려 했다는 노력을 보여준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3학년 때 새로운 활동을 찾아서 하라는 뜻은 아니다. 학업과 독서 등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교내 활동은 1, 2학년 때 해온 활동의 연장 선상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그 활동이 아무리 소소하다 해도 자신에게 의미가 있다면 소신 있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전략이 더욱 효과적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연구원은 "학생들은 해당 고교 유형에 대한 전문성을 중요하게 평가하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평가자들은 학업에 대한 의지, 학교생활의 적극성, 관심 분야에 대한 열정을 주로 평가한다"며 "자신이 왜 그 고교에 가려고 하는지 목적을 분명히 한 뒤 새 학기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3…3월에 대학·전형 결정

고교 3학년 학생들의 수험 생활은 사실 1월부터 시작됐다.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와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끝낸 선배들이 등교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은 1월부터 스스로 고3이 됐다고 각오를 다져왔다. 2월까지 나름대로 공부를 해온 학생들에게 3월 개학은 외형상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11일에 치러지는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학력평가를 기점으로 입시 준비의 전체 방향을 다시 잡아나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3이 되면 수능시험을 준비하고 내신 성적을 관리하는 데만 몰두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요즘처럼 입학전형이 다양한 상황에선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는 전략이다. 그렇다고 수능시험, 내신 성적, 서류 준비, 논술 등 모든 전형 요소를 꼼꼼히 챙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전형 방법과 지원자 본인의 전형 요소별 장'단점을 제대로 분석한 뒤 자신에게 가장 맞는 선택을 하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월 모의고사 성적은 새 학기 대입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자료다. 이 성적과 1, 2학년 내신 성적을 근거로 자신이 지원하려는 학교와 전형을 결정하는 것이 본격적인 대입 준비의 첫 걸음이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전형을 결정해야 내신 성적 관리와 수능시험 준비, 서류 준비 등을 어떻게 해나갈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가령 논술에 강점이 있는 학생이라면 학생부 중심 전형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논술 준비와 더불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이다.

학생부 중심 전형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지금까지의 학생부를 자세히 분석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자신의 학생부에 드러난 강점과 약점을 찾아 1학기 동안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보완하는 데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다른 분야에 비해 독서 영역이 부족하다면 1학기 동안 독서량을 늘리고 수준을 높여 보완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2학년 때까지의 학생부 내용이 전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3학년 1학기가 모든 활동의 완결판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학생부 중심 전형의 경우 고3 학생들은 자신이 염두에 둔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비슷한 '스펙'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제 와서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냥 수능시험 대비만 열심히 하자'라는 소극적 태도를 떨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채우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김기영 연구실장은 "3월 한 달 동안의 분석과 계획 수립이 전체 입시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수능시험 준비와 내신 성적 관리뿐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을 선택하고 그 전형을 대비하는 데 필요한 내용과 방법을 찾은 뒤 어떻게 시간을 배분해 준비를 해나가는 게 좋을지 최적의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