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이자 전국적 관심선거구로 부상한 대구 수성갑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국회의원(4선)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지역주의 타파'를 기치로 내건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최고위원이 그 어느 때보다 당선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김 전 최고위원의 대항마로 새누리당에서 누가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수성갑 총선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진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대구 달성군)은 1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수성갑은 정치적 위상이 큰 지역인데 당선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면서 "단순히 중량감이 있다든가, 젊다는가 하는 것보다 상대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치권 주변에선 김 전 최고위원의 맞상대로 10명 남짓한 후보군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먼저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의 출마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두 차례 역임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힌다. 인지도나 중량감 면에선 김 위원장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경기도지사 시절 수도권 규제완화에 목소리를 높였고, 지역 내 정치적 활동이 없다시피 한 점이 걸림돌이다. 수성갑 출마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면서도 "(곧 원내에서 활동할) 때가 오지 않겠나"고 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무성 당 대표와 수성갑 출마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의 거취가 주목된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두 차례 대구시장을 지내 지역 현안에 누구보다 밝다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3선 시장을 포기하고 총선에 출마하는 데 대해 뚜렷한 명분이 없다는 점은 부담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도 후보로 거론된다. 안 경제수석은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린 핵심 브레인으로 꼽힌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대구 동을), 최경환 경제부총리(경산청도) 등과 위스콘신대 학파를 이루고 있다. 안 경제수석의 경우 지역적 기반이 약하고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명박정부 당시 교육부 수장을 맡았던 이주호 전 장관도 있다. 최근 다크호스로 부상해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전 장관에 대해 참신성, 전문성, 추진력 등에서 호의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천과정에서 강한 돌파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로 보고 있다.
강은희 새누리당 국회의원(비례)도 최근 잰걸음을 하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강 의원이 수성갑 출마를 희망하는 것 같다"면서 "지역 의원들을 만나 부탁하기도 하고 접촉이 잦아졌다"고 전했다. 여성 기업인으로 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지역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정치 1번지' 수성(守城)전략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 신인으로는 박영석 전 대구문화방송 사장이나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의 출마설도 나온다. 현재 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 전 사장은 지역적 기반이 비교적 좋지만 김 전 최고위원의 대항마로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이 전 비대위원은 그동안 젊고 참신한 인물로 평가받았지만 1월 'KY 수첩 파동' 당시 배후설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히려 참신성을 잃었다.
한편 내년 총선에서 수성갑이 가장 뜨거운 지역이 될 것이란 점에서 현역 중진 차출설도 나온다. 이미 격전지로 떠오른 만큼 지명도 높은 지역 국회의원이 나서 판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나 직전 정책위의장을 지낸 주호영 정무특보(대구 수성을)의 차출설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유 원내대표는 "지역을 옮기는 건 정도(正道)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종진 대구시당위원장은 "많은 분이 거론되지만 아직 1년여의 기간이 남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최적의 후보자를 물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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