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컬러프린트로 5만원권 위조한 20대 덜미

5만원권 지폐를 위조해 유흥비로 써온 20대가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포항북부경찰서는 2일 지폐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통화위조'사기)로 방모(2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방씨는 지난달 14일부터 23일까지 5만원권 위조지폐 10장을 만들어 이 중 6장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씨가 위조지폐를 만든 수법은 단순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5만원권 이미지를 내려받아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던 포항 북구 죽도동의 한 PC방 컬러프린트로 인쇄한 것이 전부였다. 다만, 주위 시선을 의식해 인쇄는 주로 오전 7시 등 손님이 뜸한 새벽시간을 이용했다.

처음에는 앞'뒷면을 각각 복사해 붙이는 방식을 썼으나 두께나 재질이 너무 조잡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양면 인쇄 방식으로 바꿨다. 그러나 화폐 일련번호도 같고, 위터마크 등 위폐방지 기술이 전혀 보이지 않아 여전히 밝은 조명 아래에서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조잡한 수준이었다.

방씨는 이렇게 준비한 위조지폐를 일반 통화로 바꾸기 위해 택시를 이용했다. 일부러 가까운 거리를 택시로 이동하며 위조지폐를 주고 거스름돈을 받는 식이었다. 어두운 심야시간, 그것도 위조지폐를 이리저리 구긴 뒤 건네줘 택시기사들은 쉽사리 알아차리지 못했다.

방씨의 범행은 위조지폐를 받은 한 택시기사의 부인이 이를 은행에 입금하려다 처음 들통이 났다. 부인은 ATM기에서 해당 위조지폐를 인식하지 못하자 은행창구에 문의했고, 은행은 곧바로 경찰에 해당사실을 통보했다. 즉각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또 다른 택시기사 최모(52)씨가 "한 학생이 위조한 5만원권을 줬는데 '이런 돈 쓰지 말라'고 돌려 보냈다. 피해는 보지 않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경찰에 신고하자 최씨를 만나 인상착의를 묻고 하차지점 주변을 탐문, PC방에서 방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경찰은 시중에 유통된 지폐 5장을 회수하고 방씨가 미처 사용하지 못한 위조지폐 4장을 압수했으나 아직 1장을 확인하지 못해 유통과정을 계속 추적 중이다.

경찰은 방씨가 위조지페를 더 만들었을 가능성에 대비해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택시기사 최씨에게 신고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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