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이후 대구경북의 주요 기관장들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모방 테러'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주민이나 단체 간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현장을 자주 찾아야 하지만 경찰의 경호 대상이 아니어서 돌발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경찰의 경호 규칙에는 경호 대상자와 등급이 구분돼 있다. 국내 인사의 경우 경호 등급은 1~5등급으로 구분된다. 1~3등급은 대통령과 그 가족으로 취임식은 1등급 경호 대상이고, 각종 기념식은 2등급, 비공식 행사는 3등급으로 구분된다.
4등급은 국무총리와 국회의장, 대법원장, 대통령 후보자 등이 해당된다. 5등급은 경찰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인사로 주로 장관급 이상이지만 실제 경호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장단은 경찰의 경호 대상도 아니고, 경호를 받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경찰 관계자는 "단체장이 경찰 경호를 요청하면 응하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단체장들이 경호를 의뢰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체장들은 이번 사건 이후 긴급 상황에 대비해 자체 매뉴얼을 만드는 등 고심하고 있다.
대구시는 시장이 불특정 다수와 대면하는 자리가 많은 만큼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자체 경호를 강화키로 했다.
시 비서실 관계자는 "특별한 경호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비서들이 행사장에서 주변의 상황에 예의주시하기로 의논했다"고 말했다.
경북도도 김관용 도지사가 참석하는 각종 행사의 성격을 미리 점검하고 참석자들에 대해 검토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북도 비서실 관계자는 "예민한 현장에서는 미리 참석자들과 만나 분위기를 다독이는 등 이제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초단체들도 민원이 첨예하거나 주민 갈등이 심한 현장 등에 단체장이 방문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사태에 대비한 현장 대응 방안 등을 만들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 직후인 오전 8시 30분부터 미군 부대에 대한 경계 강화에 나섰다. 관할 지구대와 파출소에서는 매시간 순찰차를 통해 미군부대 주변을 순찰토록 하고 남부경찰서 내 112타격대 및 경찰특공대는 출동태세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983년 미 문화원 폭탄 투척 사건 이후 지난 2013년에도 미 문화원(사설 어학원)에 대한 방화 미수 사건이 있었다"며 "최근 몇 년 들어 미군 부대에 대한 경계 강화 조치가 내려진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전창훈 기자 apolonj@msnet.co.kr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