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생 307명 VS 9명'.
대구 초등학교의 학생 수가 양극화하고 있다. 주변에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학교는 입학생이 몰려 신입생 수가 300명이 넘지만 공단 주변 등 공동화 현상이 빚어지는 곳은 신입생 수가 10명이 되지 않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 수가 많은 곳은 교실이 부족해 과밀 문제를 겪고 있고, 학생 수가 적은 곳은 학교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입학생 307명
대구 달서구 한샘초등학교는 이른바 '콩나물 교실'이다. 인근 아파트 단지들에서 올해 대구에서 가장 많은 307명의 신입생이 몰렸다. 전교생 수는 1천386명으로, 36개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38.5명이나 된다. 대구 전체 초교의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23.3명으로, 통상 학급당 25명이 넘으면 정상적인 수업활동을 전개하기 어려운 '과밀학급'으로 구분한다. 한샘초교 2학년의 경우 많게는 44명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반도 있을 정도로 과밀이 심각하다.
교사 피로도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한샘초교 관계자는 "20명을 데리고 있는 학교 선생님들에 비해 업무처리량이 2배인 데다 아이들 안전사고 등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다"고 했다.
2013년 30개 학급으로 개교한 한샘초교는 지난해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과학실, 음악실 등의 특별교실 6개를 일반 교실로 바꿔 학급을 36개로 늘렸지만 여전히 과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주변에 크고 작은 아파트 단지들이 몰려 있는 데다 계속 추가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 교육청의 수요 조절 실패도 초(超)과밀 문제에 한몫했다. 한샘초교는 개교 당시 1천600여 가구의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것에 대비해 설립됐다. 하지만 이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더뎌 한샘초교는 정원을 채우지 못한 반면, 인근 학교들은 과밀이 심해졌다. 결국 교육청은 한샘초교를 인근 아파트 5개 단지의 신입생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동통학구역'으로 지정했다. 공동통학구역은 통학 조건을 비교해 2개 이상의 학교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곳으로, 대구에서는 이 지역이 유일하다. 이후 상대적으로 정원이 적은 한샘초교에 주변 아파트 단지 학생들이 대거 몰렸고, 결국 지금의 콩나물교실이 생겨나게 됐다.
서영삼 한샘초교 교감은 "학생 수가 많아서 선생님들의 업무가 많고 교실 운영에도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교육청이나 학교가 지금의 수요만으로 교실을 증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학생 9명
대구의 학령인구는 저출산 영향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취학아동 수는 2011년 2만1천822명, 2012년 2만339명, 2013년 2만221명, 2014년 2만2천347명, 2015년 2만612명이다. 황금돼지띠 영향으로 출산율이 높았던 2007년생이 입학한 2014년을 제외하면 매년 그 수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 도심에는 매년 신입생 수가 줄어 전교생이 100명도 안 되는 학교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북구 삼영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9명이 전부다. 올해 대구에서 입학생 수가 가장 적다. 한 학년당 1반씩 총 6학급으로, 전교생 숫자는 58명에 불과하다.
한때 삼영초교는 전교생이 4천 명이나 될 정도로 큰 규모의 학교였다. 하지만 2013년부터 전교생 숫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지고 신입생 수도 1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학생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이유는 주민들이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영초교는 3공단 한가운데 있다. 매연 등 환경에 민감한 젊은 층들이 선호하지 않는 거주 환경이다 보니 취학 연령대의 아이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인근 주택지에는 대부분 노인들만 남아있는 곳이 많다.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여유 있는 공간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선생님들의 업무 부담도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학부모 참여 프로그램 등 어느 정도 학생 수가 있어야만 하는 교육과정은 운영하지 못한다.
심혜경 삼영초교 교감은 "선생님과 아이들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지고 학생들 사이에도 우애가 깊은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등하굣길에 오가는 학생이 많지 않아 오히려 안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크고 작은 문제들도 있다. 지금으로선 새롭게 취학 연령대의 아이들이 유입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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