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를 낸 후쿠시마 제1원전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측은 "4년 전에 비해 안정화되고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자로에 접근할 때는 방사능에 유의해야 하지만 원전 주변에서 일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현재 도쿄전력 직원 1천 명, 협력사 직원 5천여 명 등 모두 6천여 명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노심용융(핵연료봉이 녹아내린 상태)이 진행된 1~3호기의 원자로 안정화 작업과 계속 증가하고 있는 고농도 오염수 처리다. 4년 전 사고 당시 가동중단 상태에 있던 4호기에서 사용후핵연료 1천535기를 회수함으로써 폐로(廢爐)를 향한 1차 관문을 넘었다. 그러나 1~3호기는 노심용융이 진행된 위험한 상태여서 4호기의 작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1호기는 건물 덮개를 벗기고 핵연료봉 회수에 앞서 잔해물 처리작업을 하려고 했지만 방사성 물질의 비산 우려로 여러 차례 작업이 미뤄졌다. 2호기는 방사선량이 너무 많아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상태다. 3호기는 대형 원격 기중기를 이용해 잔해물 처리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연료봉 회수까지는 갈 길이 멀다. 도쿄전력 측은 1~3호기에서 핵연료봉을 회수하는 작업은 10년 정도 걸리며 1~6호기의 폐로 작업은 30, 4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도쿄전력 입지본부장 대리 고바야시 테루아키(小林照明'48) 씨는 "녹아내린 핵연료봉을 추출하는 작업은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원전 폐로 작업과 복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도쿄전력도 끝이라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원자로의 냉각수로 사용된 고농도 오염수 처리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오염수 저장탱크를 크게 증설했지만 건물 내 지하수 유입으로 하루 400t의 고농도 오염수가 생기고 있다. 차수벽과 트랜치(참호) 설치, 오염수 정화설비 설치 등 각종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오염수의 해양 유출을 막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병선 기자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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