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물가·실물경제 '뚝'…디플레이션 공포는 '쑥'

대구 물가상승률 전월 대비 0.7%…경북 -0.2%, 첫 마이너스 상승률

'물가는 하락하는데 내수는 여전히 부진'.

대구경북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에서도 디플레이션 공포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9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대구경북 물가상승률에 따르면, 경북의 경우 지난달 처음으로 전월 대비 -0.2%를 기록했다. 물가만 갖고 단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상태다. 지난해 8월 1.1%에 달하던 물가상승률이 6개월 사이에 마이너스 선으로 돌아선 것.

대구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대구의 경우 전월 대비 0.7%를 기록,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이 추정하는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기대금리를 뺀 것)가 1%대인 것을 감안하면 대구의 경우 1월 물가상승률이 1.1%대로 1월부터 실질적 디플레이션 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앞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경북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대구 역시 마찬가지다. 그나마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체감 경기가 둔감된 상황이어서 심각성이 더 하다.

실물경제에서도 경고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1월 중 대구경북의 제조업 생산은 전자'영상'음향'통신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감소했다. 또 1월 중 대형소매점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6.3%로 하락세이고, 기계류 수입(-25.9%)도 급감했다.

부기덕 DGB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대구의 경우 그나마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소비심리가 죽은 상태는 아니지만, 실물경기의 경우 디플레이션 상태다. 부동산 버블이 꺼질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경북동해안지역(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26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수출(81→76)과 내수판매(92→86)가 각각 5%p, 6%p 떨어졌다. 생산(91→84)과 신규 수주(91→77)도 하락했다. 기업인들에게 경영애로 사항을 묻자 ▷내수부진 ▷불확실한 경제상황 ▷인력난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업황별로는 제조업이 소비 등 내수부진의 영향을 받아 56→48로 8%p나 떨어졌다.

디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는 유가'원자재'곡물가격의 하락세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최창윤 삼일회계법인 상무는 "최근 들어 국제 곡물가와 유가도 내리고 있어 저물가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에 나홀로 기여해왔던 수출까지 흔들릴 경우 경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한국에서 재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