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불던 증시에 꽃샘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코스피가 강달러와 국내 수급 악화에 발목이 잡혔다. 2,000선을 오르내리던 코스피 지수는 11일 전일 대비 3.94포인트(p) 내린 1,980.8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38p(0.38%) 내린 619.61을 기록했다.
며칠 전만 해도 봄바람이 완연했다. 지난달 설 전후로 7영업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활기찬 변화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지루했던 1,900선을 잇따라 돌파했고 코스닥 지수는 올 들어 15% 이상 올랐다.
그러나 비관하기는 이르다. 현재 주식시장은 외부, 특히 유럽 변수에 의해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서서히 저점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코스피 지수는 그리스 채권협상과 관련한 소식에 따라 등락이 좌우된 모습을 보였다. 설 이전까지 발목을 잡았던 동유럽 사태, 그리스 디폴트 등 주요 유럽문제가 더 이상 이슈화되지 못하는 데다 향후 저유가 저금리 원화 약세 등 '신 3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세계 경제가 2분기 중 기지개를 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정책효과로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등 부양정책 강도가 연초부터 예상보다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가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유가 급락에 따른 부정적 효과 보다는 긍정적 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과 각국 환율전쟁의 후유증은 이머징 금융시장 또는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중 신 3저 효과에 주목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가는 지난해 8월의 100달러선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유가 하락은 수출기업들의 원가 절감과 교역조건 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또한 소비자의 구매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저금리도 모멘텀으로 작용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지만 경기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생산'소비 등 경제지표가 나빠지면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에 달러화에 대한 원화 약세도 큰 힘이 된다. 저유가'저금리로 생산 비용이 감소하는 가운데 원화가 1,100원 선 근처에서 움직이면서 수출기업의 환율 걱정도 줄어들었다. 다만 원'엔 환율은 반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일부 수출 업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증시 2,000선 안착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그동안 중소형주에 집중된 매수세가 대형주까지 확산된다면 상반기에 2,100선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이다.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황용섭 지점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그리스 사태 등 많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저유가 저금리 원화 약세 등 신 3저 효과에 힘입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대형주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 건설, 운송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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