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준금리 1%대… 지역경제 보약될까

'경기 부양' 1.75%로 인하…기업·부동산 시장 '반색', 전세·매매가 인상 우려도

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2.0%→1.75%)로 일단 지역 경제계에 생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진(본지 10일 자 1'2'3'4면) 대구경북 경제가 활기를 띨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등 많은 우려 속에서도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전격 인하함에 따라 시중에 돈이 풀리고 지역 내수경기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기업들은 한국은행의 결정에 미소를 보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의 경우 자동차'섬유 등 수출 기업들이 많아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진 지역 경기가 살아나고 내수 침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지역 부동산 시장은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대출 부담이 줄어들면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가 더욱 늘고,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조성희 공인중개사는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경기가 지역 경기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가 곧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 조치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동력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의 경우 더 큰 멍석을 깔아줬다는 평가다. 지역 건설업계는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 공급을 더욱 늘릴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환영했다. 특히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오피스텔 시장에선 금리 인하를 시장 회복의 동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세난 해소 및 주택 매매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는 곧 대출 이자 부담 감소를 의미해 전세 수요자가 주택 매매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업계도 반색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력이 일시적으로 커지는 만큼 납품 거래량도 일정 수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대다수 소비자가 완성차를 구매할 때 할부 금융을 이용한다. 그런 만큼 이자율이 낮은 때를 노려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잠시나마 자동차 업계 사정도 나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들은 이번 금리 조정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장기적인 경기 회복을 불러올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풀린 돈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는 대신 부동산시장에 몰리면 전세 및 매매가만 올리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초저금리 기조가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계부채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는 이유다. 삼일회계법인 최창윤 상무는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오히려 집값과 전세금을 뛰게 해 가계빈곤과 가계부채를 늘게 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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