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망월지 소유권 두고 송사…솔로몬 지혜를!

소유권 소송 1년째…"50년 전 등기 이전 안해" vs "개발 되니 이제와서…"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의 전경.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의 전경. 수성구청 제공

국내 최대 두꺼비 서식지인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 소유권을 두고 송사가 진행되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된 망월지 규모는 1만9천650㎡(6천여 평).

송사는 50여 년 전 매매계약을 한 뒤 등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수리계 회원들이 등기부상 망월지 소유주를 대상으로 소송(소유권 이전 등기)을 제기한 때문이다. 소송은 벌써 1년째 진행 중이며 12일 결심 공판에 이어 내달 9일 선고 공판이 있다.

망월지는 전체 부지 중 5천371㎡는 국유지이고 나머지는 토지등기부상 개인 소유다. 소송 대상은 개인 소유 부지 중 7천800여㎡.

소송 당사자들에 따르면 망월지는 일제시대에 조그마한 못에 불과했지만 1960년대 들어 두 차례에 걸쳐 확장 공사를 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이 과정에서 망월지를 이용해 농사를 짓던 주민들은 계모임인 수리계를 조직해 땅을 사들였다는 것.

수리계 회원들은 "못 아래 땅이고, 등기 비용 등을 우려해 등기 이전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주변이 개발되고, 두꺼비 서식지로 명성을 날리면서 저수지인 망월지 거래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실제 수년 전 망월지 내 토지를 소유한 주민이 땅을 팔았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거래 금액도 공시지가(3.3㎡ 당 40만원) 보다 3배가 훨씬 넘는 140만원에 팔렸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물 아래 땅'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수리계 주민들이 땅을 찾기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수리계 회원 37명은 지난해 1월 토지등기부상의 소유주 36명을 상대로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냈다.

수리계 주민들은 '당시 매매계약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며 소유권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등기부상의 소유자인 피고들은 '수리계의 존재 자체를 인정할 수 없고, 일부 땅에 대해 매매계약서가 있지만 명확하지 않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망월지

대구 수성구 욱수동 덕원고와 불광사 경북불교대학 사이에 위치해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두꺼비 산란지로 2007년 한꺼번에 100만여 마리가 인근 계곡으로 대이동하는 장면이 발견되면서 유명해졌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2010년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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