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라비아 콜롬비아!/이재선 지음/효형출판 펴냄
대구 연극계에서 배우 및 연출가로 활동한 이재선 씨와 그 가족의 지난 4년간 콜롬비아 생활기를 담은 책이다. 아니, '생활연극기'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이들 가족은 지금도 계속 콜롬비아에서 한 편의 생활연극을 펼치고 있으니까.
저자의 가족은 2011년 콜롬비아로 떠났다. 딱 1년만 여행하고 돌아오자고 했다. 저자는 평소 관심 있던 콜롬비아 커피를 맛보겠다고, 아내는 시집살이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겠다고, 두 아이는 여행하는 동안 학교와 학원에 가지 않고 실컷 놀겠다고,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공항에 내리자마자 가족은 고생길을 시작했다. 스페인어 교재 테이프를 10배속 고속 재생한듯한 현지인들의 말에 저자는 정신이 혼미해졌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가족들은 금방 지쳐버렸다.
이때 저자는 장기를 발휘했다. 평소 엿장수, 레크리에이션 강사, 이벤트 MC로 일하며 갈고닦은 현란한 몸짓으로 현지에서 즉흥 공연을 펼쳤고, 그렇게 번 돈으로 잠자리와 일자리를 해결하며 가장 역할을 했다.
이후 가족은 부에나비스타 시에 아예 눌러앉았다. 저자는 꿈꾸던 커피 농부로 취직했고, 아이들은 선행학습도 경쟁도 없는 학교에서 운동이며 악기 연주를 마음껏 배우고 있다. 이들은 변변찮은 벌이로도 쏠쏠한 행복을 누리며 산다. 가족은 또 아침에나 한 번 얼굴을 보며 바쁜 삶을 살았던 한국에서와 달리, 시도때도없이 얼굴을 마주하며 친구처럼 지낸다. 사실 부에나비스타 사람들 대부분 그렇게 살고 있단다. 319쪽, 1만5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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