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기준금리 1%대 인하를 두고 또 한 번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여권 '김(K)-유(Y)' 투톱 체제가 꾸려진 후 벌써 여러 차례 벌어진 엇박자다.
이를 두고 당무를 이끄는 데 협력자 관계이면서도, 개인 정치 측면에서 보면 경쟁자일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이 사안마다 자기주장을 드러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당내 입지 다지기와 자기 색깔 내기를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붙고 있다. 정치권에선 향후 각종 쟁점에서 'K-Y'의 본격적인 자기 색깔 내기가 더 도드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13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75%로 인하한 것과 관련,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많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반가운 소식이고 아주 시의적절하다"며 환영의 뜻을 밝힌 김 대표와 비교되는 발언이다.
김 대표 입장에선 자신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하루 앞둔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화 완화 흐름 속에 우리 경제만 거꾸로 갈 수 없다"며 한은이 금리 인하 카드를 내놔야 한다고 압박한 다음 날 금리 인하가 이뤄져 '말발'이 먹혔다며 흐뭇해 할 때, 유 원내대표가 "아니다"고 해버린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11일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정치권에서 금리나 환율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증세와 복지' 논란에 대해서도 '증세 논의에 앞서 복지 구조조정에 주력해야 한다'(김 대표)는 입장과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증세 논의를 원천 차단해서는 안 된다'(유 원내대표)며 시각차를 드러낸 바 있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법) 처리를 두고도 김 대표는 "서민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지만, 유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이고 시대정신"이라며 긍정적인 법취지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고, 때론 서로 시각차를 보일 수 있다"며 "'K-Y' 두 사람이 노련한 정치인이기 때문에 당내 주도권 잡기나 감정싸움 등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고 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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