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들 '중국어 열공' 대구경북 교육청 불 지핀다

초교 방과후학교 중국어 강좌…중학교 정규 과목으로 편성 확대

다방면에서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도 중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제교류 학습 차원에서 가창초교를 찾은 중국 인주동호소학교 학생들이 한복을 입어 보는 모습. 가창초교 제공
다방면에서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도 중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제교류 학습 차원에서 가창초교를 찾은 중국 인주동호소학교 학생들이 한복을 입어 보는 모습. 가창초교 제공

대구 가창초등학교의 학생 수는 150명 남짓이다. 이들은 모두 방과후학교 시간에 중국어를 배운다. 저학년은 매주 2시간, 고학년은 3시간씩 중국어 원어민 보조 교사, 중국어를 전공한 한국인 교사와 함께 중국어, 중국 문화를 공부한다. 여름과 겨울방학 때는 외국어 캠프를 열고 사흘 동안 영어, 중국어만 쓰는 과정을 운영한다. 또 봄과 가을에 한 차례씩 외국어 축제를 열어 즐기면서 중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 5학년이 되면 자매결연을 한 중국 닝보의 인주동호소학교도 방문한다.

이곳 이상근 교장은 "노래와 놀이 등을 통해 자연스레 중국어를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니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는다"며 "영어를 배울 곳은 찾기 쉽지만 중국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들도 중국어 교육에 대찬성"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학교가 중국어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의 경제 발전과 더불어 한중 교류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중국어를 배워두려는 수요가 느는 등 중국어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대구시교육청, 중국어 교육과정 확대

중학교 가운데 중국어 교육과정을 잘 운영하는 곳으로 꼽히는 학교는 가창중학교다. 가창중은 전체 4학급인 소규모 학교인데 학생 대부분이 중국어를 선택, 배우고 있다. 가창중 서명자 교감은 "정규 수업 때 주당 2시간, 방과후학교 과정에서 수준별로 나눠 주당 2~4시간씩 중국어를 공부하니 한 주에 최대 6시간 중국어를 배우는 셈"이라고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최근 중국어 교육과정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초교 방과후학교 과정에 중국어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 편성하고 중'고교 선택 과목 가운데 중국어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지게 유도하겠다는 것이 이 정책의 골자다.

시교육청 교육과정과 임성태 장학사는 "동북아 중심 시대를 맞아 역량 있는 중국 관련 전문 인재를 키워나가자는 의도에서 추진하는 일"이라며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구교육국제화특구의 핵심 사업인 중국어 중심 국제고를 설립하는 일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초교 방과후학교의 중국어 강좌는 올해 60개 초교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2017년까지 150개교에서 이 강좌가 진행되도록 할 방침이다. 중학교에서 중국어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성한 곳은 올해 13개교인데, 2017년까지 23개교로 늘릴 계획이다. 고교의 경우 올해 선택 과목인 제2외국어에 중국어를 포함시킨 곳은 32개교. 2017년까지 이 같은 곳을 81개교로 확대한다.(표 참조)

시교육청은 이 같은 정책을 밀고 나가기 위해 관련 인력을 확충한다. 현재 12명인 중국어 원어민 보조 교사를 내년에는 6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중국어 교육과정과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손병조 과장은 "최근 주한중국대사관 관계자도 만나 중국어 전공 교원 연수, 학생 교류 등을 추진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했다.

◆경북도교육청, 중국어 원어민 선생님 만날 기회 늘리기

경북도교육청도 중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 중국어 원어민 보조 교사 증원 등 다양한 형태로 중국어 교육 확대 방안을 구상 중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어 원어민 보조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던 곳은 경북외고(2명), 김천고(1명), 안동성창여고(1명) 등 3개교. 이들 교사는 표준 중국어를 구사하는 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실시하는 선발과정을 거치고 교육학과 한국 문화에 대해 연수를 받은 이들이다.

올해 도교육청은 중학교 3개교와 고교 4개교에 중국어 원어민 보조 교사를 확대, 배치한다. 교사 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명. 하지만 지난해 이들 교사가 학교 1곳씩만 맡은 것과 달리 올해는 학교를 순회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한다. 중국어 학습 수요가 많은 경북외고에는 원어민 보조 교사 2명을 고정 배치하고 나머지 2명은 각각 ▷구미 봉곡중, 금호고, 사곡고 ▷경산 무학중, 경산중, 경산여고를 순회하면서 중국어를 지도하게 한다.

도교육청 교육정책과 윤순영 장학사는 "내년에는 관련 예산을 좀 더 확보하고 수요 조사를 거친 뒤 중국어 원어민 보조 교사 수와 이들이 강의하는 학교 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