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래회충 날벼락…'횟집 등' 터질라

울산 앞바다 생선 다량 발견…복통·위경련에 내시경 수술

'방사능에 세월호, 이번에 고래회충까지….'

수산업계와 횟집이 '약도 없고 위벽을 뚫고 들어간다'는 고래회충 발견 소식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최근 울산 앞바다에서 잡힌 생선에서 고래회충이 다량으로 발견됐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지난 주말부터 '회 먹기'를 꺼리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방사능 피해와 세월호 침몰 참사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횟집 주인이나 수산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혹여 장기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5일 오후 1시 대구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동.

한 횟집 사장 강모(54) 씨는 "13일 고래회충 보도 이후 이번 주말에는 전 주말보다 손님이 60% 이상 준 것 같다. 일본 방사능 피해와 세월호 참사 등으로 거의 폐업 직전까지 갔다가 '올해는 좀 나을까' 싶더니 또다시 기생충이 장사를 말아먹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산물을 사러 온 김광현(52'달서구 이곡동) 씨는 "이곳에 오면 자연산 광어와 우럭을 한 아름 사갔는데 이번 주에는 대게만 조금 사가려 한다"며 "고래회충 소식을 접하고 불안해서 당분간 생선회는 피하려 한다"고 말했다. 부인과 함께 시장을 찾은 이영우(37'북구 읍내동) 씨도 "회를 먹고 싶었는데 '위험하다'는 아내 말에 조리된 문어만 조금 사간다"고 했다.

상인 이모(47) 씨도 "오는 손님들이 '안전하냐'고 묻기도 하는데 우리도 가진 생선을 100% 확인을 하지 못하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손질을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고래회충이 치료제가 없고 발견되면 내시경 수술을 통해서만 제거가 가능해 '고래회충' 여파가 이어질 우려가 높다.

일본에서는 매년 1천여 명 이상의 고래회충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래회충을 예방하려면 생선을 익혀 먹고 생선회는 갓 잡은 것을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호각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갓 잡은 생선회를 먹으면 고래회충 유충이 위를 통과해 소장으로 바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유충이 소장 벽은 뚫지 못하기 때문에 잡은 지 1~2시간 이내의 회를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고래회충(아니사키스)- 아니사키스증 또는 물개회충증이라고도 한다. 근해에서 낚시로 잡히는 물고기에서 자주 발견되는 4~5㎝의 흰 실 모양 기생충이다. 알 형태로 바다 위를 떠다니다가 조그만 물고기에게 먹히고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가 고래에게까지 도달한다. 고래회충 유충이나 성충이 있는 회를 사람이 먹을 경우, 3~4시간이 지나면 회충이 위 벽을 뚫고 들어가 복통, 위경련, 구토 등을 일으킨다. 사람은 주로 중간숙주인 붕장어, 오징어, 낙지, 고등어, 대구 등의 살점, 혹은 근육에 있는 유충을 먹었을 때 감염된다. 고래회충에 감염되면 약으로는 치료할 수 없고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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