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와 기업체가 힘 합쳐 만든 신기술

대구환경공단이 지난해부터 하수처리 때 발생하는 연간 슬러지(찌꺼기) 처리 에너지 비용을 종전 기계 1대당 6천50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96%나 줄이는 기술을 개발, 보급에 나섰다. 환경공단은 대구의 한 기업체와 '초절전 소화조 교반용 신기술'을 적용한 '소화조용 수직형 교반기(TM)'를 공동 개발해 지난해 부산시에 팔았다. 이어 현재 광주시와 경기도 시흥시도 구입을 검토 중이다. 지난 12일엔 서울시청 관계자들도 견학을 마치고 갔다.

이 기술은 대구시 공기업인 환경공단과 대구의 업체가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머리를 맞댄 결과다. 슬러지를 밀폐된 탱크에 넣어 적정온도를 유지하여 혐기성 미생물이 슬러지의 유기물을 분해, 슬러지를 감량화해 에너지를 줄이는 기술과 설비이다. 공단은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업체는 기계를 생산, 판매해 수입을 적절히 나누는 방식이다.

이번의 획기적인 비용절감 하수처리 기술 개발로 현재 전국 수백 대의 하수처리 기계의 교체 기대는 물론, 해외수출도 내다보고 있다. 환경공단은 벌써 지난해부터 직원 2명을 중국 장쑤성 이싱시에 파견, 합작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할 정도로 성장세다. 그만큼 수요가 클 것이다. 공단 측은 중국시장 진출을 계기로 해외사업도 적극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공단 측과 기업체의 협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대구의 민관 협업 성공 사례는 오래전에도 있었다. 대구시와 대구의 에너지 업체가 손잡은 방천리 쓰레기매립장 매립가스의 신재생에너지자원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대구시는 2007년부터 매년 5억5천여만원의 수입을 얻었고, 오는 2026년까지 보장된다. 또 이곳에서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세 차례 팔아 42억여원의 수입을 올린 바 있다. 에너지 업체는 난방연료를 주민에게 공급해 수익을 얻는다.

이런 흔치 않은 성공 사례는 다른 지자체나 공기업에서도 공유할만하다. 저마다 특화된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다 보면 민관 상생의 일들이 분명히 적잖을 것이다. 그런 노력이 더 확산하고 모일 때 제2, 3의 환경공단 같은 민관 협업의 성공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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