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여자고등학교가 시골학교의 교육혁명을 이끌고 있다.
영양여고가 있는 영양군은 경북 23개 시군 중 울릉군을 제외하면 가장 작은 도시. 인구가 1만8천 명밖에 안 된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 비율이 40%에 달하는 노령화된 농촌지역으로 학교에 다닐 학생이 없을 정도다. 이런 상황 때문에 한때 영양여고도 폐교 위기까지 맞았었다.
하지만 2008년 '자율학교' 지정을 받은 뒤 전국 최고의 명문고 반열에 오를 정도로 성장했다.
영양여고는 현재 전국고교 상위 30% 수준의 학생들을 입학시켜 3년 후 졸업할 때는 상위 3%까지 수직상승시키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 수학능력고사 국어'영어'수학 표준점수 합계가 전국 78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는 특목고와 자사고 등을 포함한 것으로 경북에서는 5번째, 대구를 포함해도 대구경북에서 8번째 성적이다.
이런 성과 때문에 전국 수재들이 영양여고로 몰려들고 있다. 이 학교의 전교생 25% 정도가 대구 출신으로 대구에서 가장 많은 지원자가 오고, 서울'부산'제주도 지역 학생들까지 입학원서를 들고 찾아온다.
지난해 12월 '2015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는 전국단위 63명 모집에 250여 명이 몰려들어 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대학교 입시장을 방불케 했다. 영양여고는 하반기에 전형이 진행되는 학교라 이곳에서 떨어지면 더는 갈 곳이 없는데도 오로지 이 학교만을 원해서 모인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2012년 졸업생 94명 중 36명이 수도권 및 지방 상위대학에 입학했다. 2013년에는 서울대에 3명을 합격시키는 등 졸업생 90명 중 절반 정도인 43명이 전국 상위권 대학에 대거 입학했다.
지난해는 졸업생 70명 중 28명이 포스텍 등 전국 상위권 대학에 들어갔고, 올해는 졸업생 81명 중 38명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동국대 한의예과, 육군사관학교, 경북대 의예과 등 전국 상위권 대학에 진학했다.
영양여고는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없애기 위해 전원 기숙사 생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며 한 달에 한 번 외박을 제외하고는 학교에서 대부분의 지낸다.
영양여고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없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 학생들은 학교 내 7대의 공중전화를 이용해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할 수 있다.
오운석 영양여고 교장은 "학교가 곧 가족이고 교사가 학생들의 부모라고 생각하니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어지고 오히려 학교생활을 즐기며 공부하게 된다"며 "좋은 학업 환경이 갖춰진 영양여고는 매년 대학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전체의 30% 정도는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 나머지는 지방에 좋은 과를 선택해 갈 정도로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영양여고는 지난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1만1천여 개 초'중'고교 학교폭력실태를 조사한 결과, 학교폭력건수가 '0'으로 나왔다.
영양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