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특산 브랜드 "뭉쳐야 승승장구"

영주 사과 브랜드 50개 범람, 의성 쌀도 20개 넘어 혼란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농'특산물 브랜드 통합과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생산단체나 기관마다 제각각의 브랜드로 출시하면서 품목당 수십 개가 넘는 브랜드까지 나오는 등 브랜드 범람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브랜드 통합과 마케팅 등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와 생산자, 가공 기관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주시의 경우, 크고 작은 사과 브랜드만 50개가 넘는다. 작목반'농가별 브랜드까지 합하면 100개가 넘는다. 브랜드 남발로 인한 경쟁력 상실이 심각해지자 시는 지난달 25일 '영주시 농특산물 공동 브랜드 관리 조례'를 제정해 공포하고 통합 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의성도 쌀 공동 브랜드인 '의로운 쌀' 이외에 쌀 브랜드만 20개가 넘고, 사과와 자두 역시 지역마다 브랜드가 제각각이어서 상인들조차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의성군도 1월 조직 개편과 함께 '농특산물 브랜드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해 브랜드들을 재검토, 통합 브랜드 개발에 팔을 걷고 나섰다.

2013년 말 농특산물 통합브랜드인 '예천새움' 선포식을 연 예천군은 브랜드 남발을 막고, 예천새움 저변 확대와 고급화를 위해 농민들을 대상으로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상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전국 최고 고추의 명성을 얻고 있는 영양도 브랜드 고민이 심각하다. 영양군고추유통공사가 생산하는 고춧가루는 '빛깔찬', 영양농협은 '안심', 남영양농협은 '햇살촌' 등 제각각으로 출시된다. 이 때문에 전국 최고 영양고추에 대한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통합브랜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문경오미자 통합브랜드인 '레디엠'은 2008년부터 7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에 선정되는 돌풍을 일으켰다. 중앙정부까지 나서 '국내 농업 6차 산업화 최고 성공모델'이라는 평가를 할 정도다.

2010년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상주곶감의 통합브랜드인 '천년고수'는 지리적 표시제 등록, 지리적 표시'표장 등록, 곶감특구 지정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최고 곶감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청송의 대표적 통합브랜드인 '청송사과'는 2007년 지리적 표시제 등록 이후 '자연이 만든 명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 향상에도 성공해 국내에서 '최고 비싼 사과'로 인정받고 있다.

전국 최대 사과 주산지인 안동시는 별도의 공동브랜드를 만들지 않았다. '안동'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진 브랜드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안동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특허청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에 등록해 '안동'이란 명칭에 대한 독점배타적인 권리를 확보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무한 경쟁시대에 브랜드의 승부는 브랜드의 이름과 가치, 소비자 신뢰에서 판가름이 난다. 경쟁력을 갖춘 통합브랜드와 함께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시'군의 운명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의성 이희대 기자

영주 마경대 기자

안동 엄재진 기자

상주 문경 고도현 기자

예천 권오석 기자

청송 전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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