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송교도소 독방 시험 공부방 변신

수형자 41명 공인중개사 준비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는 가장 무거운 형벌을 받은 흉악범들이 수용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경북북부교도소 가운데 제2교도소는 '교도소 내 교도소'로 불린다. 법무부가 정한 수용자 처우 등급에서 최고등급인 중경비시설(S4)로 분류될 정도로 수형자들의 죄질이 무겁고,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동료 수형자를 폭행하는 등 규율을 어긴 이들이 수용된다.

이 교도소의 850여 개 수용실 가운데 90%가 독방이고, 독방 수형자는 1시간의 운동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생활을 독방에서만 한다. 지난 2008년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를 납치, 성폭행한 조두순(63)이 수용돼 있고, '탈옥수' 신창원(48)과 '박근혜 대통령 테러범' 지충호(59)도 이곳을 거쳤다.

이렇게 살벌한 교도소 독방이 공부방으로 변신했다. 이곳에서 격리 수용된 수형자들이 출소하고도 대부분 안정된 직업을 구하지 못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점에 착안했다.

경북북부제2교도소는 출소 후 수형자들의 새로운 인생 설계를 도울 공인중개사 반을 18일 개설했다. 공인중개사 반에는 수형자 41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매주 한 차례씩 동영상 강의를 듣고 한 달에 1, 2차례는 대구의 사설학원 강사에게 특강을 들을 기회를 준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수형자들은 교도소 내에서 공인중개사 시험도 칠 수 있다.

공인중개사 반을 신청한 한 수형자는 "앞으로 남은 수용생활 동안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꼭 따서 사회에서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희망에 부풀었다.

민육기 경북북부제2교도소장은 "교도소 내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수형자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며 "공인중개사뿐만 아니라 출소 후 수용자들의 사회 적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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