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55세 고교 동기들의 58가지 인생이야기

55세 고교 동기들의 58가지 인생이야기/대건고등학교 28회 동기생 일동 지음/휴먼 앤 북스 펴냄

1960년에 태어나 속칭 '뺑뺑이'를 돌려 고등학교에 입학해 79년에 졸업하고 대학은 79학번이나 재수를 했으면 80학번인 55세 남자. 베이붐 세대 막내이면서 86세대의 맏형쯤 되는 이들에겐 추억이 참 많다.

어릴 때는 국민교육헌장을 줄줄 외웠으며 10월 유신 구호와 새마을노래를 부르며 자랐다. 고등학교 때는 교련복을 입고 플라스틱 총을 들고 분열과 사열을 했다. 대학 1학년 때 10'26을 경험했고, 이듬해 '서울의 봄'과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었다. 대부분 5공화국 때 군복무를 마쳤으며, 민주화의 주역임을 뿌듯하게 생각한다. 30대 후반에는 IMF 금융위기를 맞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금 50대 중반이 된 이들은 현직에서 마지막 사회생활을 불태우고 있거나 명예퇴직을 하고 쉬거나 재기를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이들도 있다.

대건고등학교 28회 동기생 58명이 지금까지 걸어온 자신의 인생여정을 그린 수필집을 냈다. 1부는 가족 이야기로, 부자 아버지가 있는가 하면 노름꾼 아버지도 있다. 2부는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다. IT업계나 건설현장, 의사나 법조인으로 살아온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3부는 친구 이야기로, 영화 '친구'보다 더 우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졸업생이면서 이 책을 편집한 문학평론가 하응백 씨는 책 서문에 "친구들의 글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문학평론을 한답시고 많은 글을 읽었지만 집중적으로 이렇게 격한 감동을 받기는 처음이다. 세련된 문학작품은 아니어도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진심이 나의 누선을 자극했다"고 썼다. 21일 오후 5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라온제나호텔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332쪽, 1만3천500원.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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