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축산 활용 자원화로 경북 농업 활로 찾자

김천그린촌광역친환경농업단지가 지난 16일 김천시 아포읍에서 준공됐다. 국비 등 100억원을 들여 만든 이 단지에서는 농업환경 개선과 친환경 농업 육성을 위해 축산과 논밭 농사를 연계한 자원순환형 농업을 추진한다. 경북에서는 울진과 성주, 영천에 이어 네 번째다. 포항을 비롯해 예정대로 5곳에 더 들어서면 경북도는 전국(45곳)에서 가장 많은 9곳이 된다.

이 단지의 설립 목적은 지역별로 축산농과 벼농가 등을 연계해 농가 축산분뇨를 퇴비화하고 이를 싼값에 농가에 공급, 친환경 농산물 생산과 저장, 유통을 함께하며 도움을 주는 데 있다. 그리하여 농산물 시장에서 수입 농산물에 맞서 경쟁력을 키우고 아울러 농가소득도 올리자는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우 사육두수에다 축산농이 몰려 있는 경북에서는 오랫동안 축산분뇨 처리가 문제였다. 게다가 지난 2012년부터 축산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돼 지역마다 적잖은 고민거리였다. 주로 지자체 운영 분뇨장과 민간업체 위탁으로 처리했지만 불법투기로 말썽과 민원이 됐다.

그러나 자원순환형 사업으로 축산분뇨는 쓸모있는 자원이 돼 처리 부담을 덜었다. 농가는 생산 퇴비를 싸게 사 영농비를 줄이고 양질의 분뇨는 돈 받고 팔 수도 있다. 과거 천연 퇴비로 대접받다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축산분뇨의 변신이다. 김천에서는 아포농협의 1천200여 회원 농가가 혜택을 본다. 이미 가동 중인 3곳과 추진 중인 5곳까지 포함하면 1만1천600여 농가가 도움을 받는 셈이다.

가축분뇨의 또 다른 활용은 에너지화 사업이다. 한우 사육이 많은 강원도 횡성군은 최근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바이오매스발전소'를 세우기로 했다. 쇠똥으로 고체연료를 만들어 10㎿(메가와트)급 발전소에 공급해 전기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2018년부터 본격 가동하면 연간 6만t의 발전용 연료를 쇠똥으로 바꿔 158억원의 에너지 수입 대체효과도 거둔다고 한다. 쇠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는 국내 처음이다.

전국에서 농가 숫자와 축산농이 가장 많은 경북이 축산분뇨의 퇴비화 활용이나 에너지 사업화에 관심을 쏟는 것은 당연하다. 경북도와 시'군은 물론 우리 농가는 축산분뇨의 변신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농도인 경북에는 농업에서 새로운 자원화를 기다리는 숨은 요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북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자원의 적극적인 재활용과 발굴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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