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천안함 5주기를 부끄럽게 한 해군참모총장들

26일은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 해군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폭침된 5주년이다. 46명의 용사와 한주호 준위가 목숨을 잃은 지 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유족들의 아픔은 치유되지 않았다. 북한의 잡아떼기와 도발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물 수 없는 상처는 언제라도 천안함 폭침 같은 북한의 도발이 재연될 수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

북한의 호전성은 날로 더해지는 중이다. 북은 동'서해를 가리지 않고 기습 침투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후 북한군의 훈련은 더 과감해지고 공세적으로 변했다. 지난 1월엔 서해와 동해에서 항공모함을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신형 잠수함 건조에 공을 들이고, 함상에서 탄도미사일을 쏘기 위한 수직발사관 시험도 계속한다. 김정은은 올해 "통일 대전의 해를 위해 싸움 준비를 완성하라"며 군을 독려했다.

이런 때 전 STX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인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 납품비리에도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역시 통영함 납품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통영함이라면 천안함 폭침 사건에 자극받아 좌초하거나 침몰한 함정을 구조, 탐색, 인양하기 위해 2012년 1천590억원을 들여 건조한 배다. 국민의 뇌리에 천안함 폭침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우리 해군 최고 수뇌부에선 이를 빌미로 뇌물잔치를 벌였던 것이다. 이들은 도대체 천안함에 목숨을 바친 용사들을 무슨 낯으로 대할 것인가. 지속적으로 군 장비를 확충하고 올해 내로 전쟁준비를 완성하겠다는 북엔 또 어찌 대응할 것인가.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절대적인 방위력을 갖추고 있을 때 가능하다. 천안함 폭침 사건은 우리에게 철통 같은 방위태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사건이다. 46명 장병의 희생은 결코 잊어선 안 되는 것들이다. 하물며 전 해군 수뇌부가 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저버리고 개인 치부의 수단으로 삼았다면 확실히 단죄해야 한다. 천안함 5주기가 해군에게 부끄러운 역사가 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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